나는 몸을 축 늘어뜨렸다. 정신이 나갈 것처럼 격정적이었던 섹스였다. 힘겹게 숨을 쉬는 나를 심태성이 어루만졌다. 특히 자신의 좆과 좆물로 가득 차 눈에 띄게 부푼 배를 공들여 쓰다듬는다.
그만 빼 줬으면 좋겠는데……. 이러다가 또 설 게 분명하다. 나는 선뜩한 상상을 하며 허리를 자르르 떨었다. 심태성에게는 잠든 사람과 하는 취미는 없으니, 이대로 잠에 빠져 버리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미 의식을 놓으려던 나를 혹독한 좆질로 막았던 심태성이었다. 그 점을 간과하고 찾아오는 수마에 몸을 맡기려던 나는, 내 물건을 턱 틀어쥐는 커다란 손에 눈을 번쩍 뜰 수밖에 없었다.
“……!”
더 이상 뿜어낼 물도 없을 성기가 아프게 죄어진다. 거칠게 주무르는 손길에 반응해 점점 힘은 들어가지만, 이대로는 사정까지 도달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그걸 모르지 않는 듯 심태성은 뒤를 다시 강하게 박아 왔다. 물이 튀는 듯한 철벅 소리와 함께 내 몸이 위로 크게 들썩였다.
“아윽!”
“후…….”
안에 들어찬 육봉이 몸집을 키운다. 매번 느끼지만 진짜 미친 정력이었다.
나는 근육이 불뚝거리는 심태성의 팔을 붙들고 고개를 흔들었다.
“경호원님, 그만…….”
“…….”
“저 이제……. 한계예요.”
눈물이 글썽거리는 눈으로 쳐다보며 애원했다. 심태성은 그런 나를 핥듯이 내려다보았다. 꿈틀거리며 육벽을 자극하는 그의 좆도 느껴졌다.
잠깐의 침묵 끝에 그가 대답했다.
“뒤처리, 도와드리겠습니다.”
“아……!”
배 속에 거근이 처박힌 그대로 들어 올려졌다. 심태성이 일어선 것이었다. 높아진 시야와 결장을 채워 오는 좆에 일순 숨이 턱 막혔다. 나는 히끅거리며 그의 뒷목을 필사적으로 끌어안았다. 아니, 뒤처리 도와준다면서 이건 무슨…….
“아흐으! 아악, 아!”
심태성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에 거의 비명을 지르면서, 안쪽을 파고든 좆을 조금이라도 빼내기 위해 엉덩이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심태성이 내 엉덩이를 받치던 손으로 날 끌어 내려 오히려 반대의 결과만 도출했다.
조이는 감각이 장난 아닌지 심태성도 낮게 신음했다. 고개를 뒤로 젖힌 내 턱에 연달아 입을 맞추며 흥분을 달랜다. 이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찌걱거리는 접합부에서 점성이 있는 백탁액이 뚝뚝 흘러 떨어졌다. 무서운데 좋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각에 장악된 나는, 심태성에게 매달린 채 반쯤 이성을 놓았다.
“흐으윽……!”
내 목소리가 웅웅 울려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욕실로 들어온 상황이었다. 나는 심태성이 이대로 욕조에 들어가리라 여겼으나, 그는 변기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설마.
휘둥그레진 눈으로 심태성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러기도 잠시, 끈적하게 젖은 양물이 내벽을 긁으며 빠져나갔다. 나는 눈가를 붉히며 가늘게 신음했다. 잘게 경련하는 나를 심태성이 곧바로 변기에 앉혔다.
“……!”
시발, 정말 앉힐 줄은 몰랐다.
화들짝 놀라 황급히 구멍에 힘을 주어 다물었다. 좆이 빠진 직후부터 기다렸다는 듯 흘러나오던 정액이 멎는다.
믿을 수가 없다는 눈빛으로 심태성을 쳐다보았다.
“경호원님?”
“힘 푸십시오, 도련님.”
내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춰 온 심태성이 말했다. 이 상태로 내가 제 씨물을 싸는 걸 구경할 심산인 것이었다.
미쳤다.
이건 아니야.
나는 수치스러워하며, 고개를 마구 저었다.
“이대로는 싫어요……. 놔주세요……!”
일어서려고 해도 내 두 팔을 억압하는 힘 탓에 불가능했다. 아무리 이번 일로 상심이 크다 못해 머리 한구석이 돌아 버렸을지라도…… 이렇게 막 나온다고?
……어쩌면 나를 향해 품은 이런저런 욕망을, 싹 실천하려는 걸지도 모른다.
“제발, 아! 으읏.”
버둥거리다가 힘이 살짝 풀린 아래에서 좆물이 새어 나왔다. 똑. 변기 안에 떨어진 액체의 소리가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나도 들은 걸 심태성이 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나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하다못해 본인은 밖으로 나가기라도 하라고. 어느 누가 무언가를 배설하는 모습을 타인한테 보여 주고 싶겠어.
“아흣, 으, 안 돼…….”
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기 직전인 사람처럼 간청했다.
“부탁, 이에요, 경호원님. 제가 알아서, 흐끅, 할 테니까……. 아!”
심태성이 내 팔을 잡은 손에 우악스레 악력을 가했다. 그는 사납게 헝클어진 숨을 내뱉으며, 푹 가라앉은 음성으로 다시 한번 말했다.
“힘.”
“…….”
“푸십시오.”
잡아먹을 듯한 눈빛과 짓씹는 듯한 어조가 나를 압도했다.
언뜻 살기로마저 착각할 정도로 흉포한 음욕과 집착이었다.
본능적으로 온몸이 떨려 왔다.
동시에, 심태성에게 굴복한 듯 움찔거리던 밑구멍이 열렸다.
“……! 흐아앗!”
얼른 내보내 달라며 아우성을 치던 씨물이 질척하게 쏟아졌다.
얼마나 많이 싸질렀는지 나오는 양이 퍽 방대했다.
그래도 시발……. 누운 채로 흘려보냈던 적은 있어도, 이렇게 변기에 처리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하으으, 흑, 아아.”
심태성은 수치심과 해방감으로 물든 내 표정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지켜보았다. 이어 정액이 차 약간 통통했던 배가 푹 꺼지는 과정도 뚫어지게 내려다본다.
한동안 욕실에는 내 끊어질 듯한 신음과 좆물이 떨어지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두 소리가 나란히 끊기자 이윽고 조용해졌다.
“하아, 하.”
“…….”
정적이 찾아왔다. 나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잠자코 앉아 있다가, 머지않아 다시금 울음을 터뜨렸다.
“제가 싫다고……. 싫다고 했잖아요.”
솔직히 선 넘었다, 이건.
……막상 겪고 보니 아주 싫지만은 않았지만 말이다.
원망스럽다는 태도로 심태성의 어깨를 밀어냈다. 심태성은 그런 내 모습도 마냥 사랑스러운 양 뜨겁게 응시하다가, 입술을 베어 물 듯 키스해 왔다.
그리고 묵묵히 나를 다시 안아 올린다.
“……!”
바짝 올라붙은 거근이 밑으로 닿아 왔다. 내가 강제적으로 싸는 모습을 보면서 발기한 것이었다.
존재감이 넘치는 물건에 멈칫한 찰나, 심태성은 언제 강압적으로 굴었냐는 듯 부드럽게 내 귀를 물어 왔다.
“이만 씻겨 드리겠습니다.”
이제 참겠다는, 더는 박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여기서 더 막되게 굴었다가는 내가 저를 미워하기라도 할까 겁나는지, 이제라도 자제하려는 눈치다.
이후 심태성은 내 안에 남은 것을 긁어낸 다음, 정말 내 몸을 씻겨 주고 자기도 씻은 뒤 조용히 욕실에서 나왔다.
그는 나를 의자에 앉히고 머리까지 완벽히 말려 주었다. 지독한 피로와 샤워 후의 나른함이 해일처럼 밀려와, 등받이에 목을 기댄 나는 깜빡 졸았다.
곧 침대에 몸이 눕혀졌다. 함께 누운 심태성의 품에 안겨, 어째 조금 빠른 심장 박동 소리를 듣다가…… 기절할 듯이 쏟아지는 잠에 빠져들었다.
아니.
빠져들 뻔했다.
“…….”
심태성의 좆이 여태 뻣뻣하게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았다면, 분명 잠들었을 거다. 내 복부에 스치듯 닿는 대물은 제 주인의 가운 속에서 터질 듯이 커져 있었다. 뭐야. 아까보다 더 커진 것 같은데……?
고개를 들어 심태성을 쳐다보았다. 나를 끌어안은 채 내려다보던 심태성과 눈길이 바로 마주쳤다. 끝도 없는 욕망을 숨긴 고요한 얼굴이었다.
나는 고뇌했다. 이대로 모르는 척 잠들지, 한 번 더 빼게 도와줄지.
……하지만 같은 남자로서, 이 상태로 참고 잠드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잘 안다.
게다가 나 하나만을 이토록 원하는 상대를 위해 그깟 수면욕 하나 못 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잖아. 나로 인해 물리적으로건 심리적으로건 상처받았던 사람인데.
천근만근인 몸을 일으켜 심태성의 위로 올라갔다.
“……도련님?”
놀란 듯 조금 커진 눈이 내 동선을 쫓았다.
“욕실에서…….”
“…….”
“너무하셨어요.”
어스름이 깔린 방 안에서 서로의 시선이 얽혔다.
코끝을 비비며 속삭였다.
“그러니까 이건 벌이에요. 가만히 계세요.”
대답도 듣지 않고 고개를 숙여 심태성의 입술을 머금었다.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가 가르고 들어가자, 움찔거리고 있는 익숙한 혀가 느껴졌다. 움직이지 말라고 해서인지 당장에라도 내 입 안을 점령하고 싶은 것을 참는 기색이었다.
기특하네. 천천히 손을 올려 탐스러운 흉근을 쓸어내렸다. 탄탄한 근육이 벌써 흥분감에 휩싸여 들썩인다.
손가락 하나로도 나를 위협할 수 있는 에스퍼를 멋대로 취하니, 나 역시 자연스럽게 들뜨기 시작했다.
“음, 으응…….”
심태성의 묵직한 혀를 감아올리고 빨아 대며 팔을 내렸다. 벌어진 가운 사이로 튀어나와 위용을 과시하던 남근이 손에 잡혔다. 잔뜩 발기한 좆은 환희에 차 내 손길을 반겼다. 심태성이 으르렁거리듯이 목을 울렸다.
입을 맞추면서는 손을 놀리기는 힘들어, 얼굴을 물리고 밑으로 내려갔다. 눈에 들어오는 물건은 여전히 내 몸에 들어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우람했다. 두 손으로 그것을 쥐고 흔들다가 끄트머리를 입에 넣었다.
얌전히 있어야 하니까 저번처럼 억지로 내 머리를 움켜쥐지는 않겠지.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지금은 심태성이 안달을 내다가 사정하게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