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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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강이 나를 사냥하듯 몰아붙이는 섹스였지만 오히려 내 몸은 환영했다. 거부하는 나를 마음대로 범하는 상대에게 흥분하는 건, 진작 파악해 두었던 내 성향이었다. 무엇보다도 장희강의 훌륭한 좆과 체력은 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니, 만족을 넘어서서 다소 무서울 정도였다.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면서 제발 그만둬 달라고 애원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완전히 의식을 놓았는데…….
눈을 떴을 때는 여전히 거울방이었다.
“…….”
나는 청결해진 침대에 깨끗이 씻긴 상태로 누워 있었다. 품이 큰 파자마 사이로 드러난 피부가 울긋불긋했다.
팔과 연결된 링거 폴대를 흘끗했다. 이후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창문도, 시계도 없는 곳이라 시간을 알 수가 없었다. 핸드폰이야 말할 것도 없었고.
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여기에 평생 갇혀, 존나 좋았던 장희강과의 섹스나 주야장천 이루어져도 상관없었다.
일종의 역할극 같은 걸 즐기는 거지.
원래 그랬듯이.
“꿈도 안 꾸고 자더구나.”
한참 천장으로 스스로의 모습이나 감상하는데, 유리문이 소리 없이 열리며 장희강이 저벅저벅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오는 그의 손에 은색 트레이가 들려 있었다.
“일어났으니 식사해야지.”
시간을 맞추어 끓였는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과 물이었다. 트레이를 침대 근처 협탁에 올려 둔 장희강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그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 치욕스러움을 내보이며 반대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짧은 행동조차 버거울 만큼 온몸이 뻐근했다.
“입맛…… 없어요.”
다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떡치면서 하도 소리를 질렀더니 목이 맛이 갔다. 솔직히 물은 마시고 싶었다.
“…….”
내 반응에 장희강이 침묵했다. 잠시 정적이 맴돌았다.
“부끄러워하는 건 좋지만.”
곧 그가 누워 있는 내게 허리를 숙였다.
귓가에서 굉장한 저음이 속삭였다.
“앞으로는 뭐든, 내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할 거야.”
“……!”
“안 그러면 벌을 받을 테니까.”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내 등과 오금에 각각 팔을 집어넣는다. 깜짝 놀란 사이, 나는 그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
와, 시발. S급들한테 성인 남자 무게는 진짜 아무것도 아니네.
“자, 목부터 축이자.”
장희강이 물잔을 건넸다. 나는 얼어붙은 채 그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가 이야기한 벌이 무슨 의미인지 짐작되지 않아서 무척 의문스럽고 두렵다는 듯한 기색으로.
그러자 말을 듣지 않는다고 여겼는지 내 허리를 두른 한쪽 팔에 힘이 들어갔다. 안 그래도 단단하던 팔 근육이 돌덩이처럼 변한 것이 느껴졌다. 나는 고작 그 변화 하나에도 위협을 느끼고 움찔거렸다.
사실 내가 장희강에게 지닌 공포심은 만들어진 것만이 아니었다.
시스템의 의도에 따른 행동이건 아니건 나를 죽이려 들었던 상대 아닌가.
……하지만, 그 감정이 괴악한 흥분을 증폭시킨다.
내 목숨을 실제로 위협했으며, 언제고 제멋대로 다룰 수 있는 존재.
피를 볼수록 흥분하는 폭력적이고 참을성 없는 존재.
그런 존재에게 지배되는 상황을 나는 내심 즐기고 있었다.
“왜 떨지?”
장희강이 중얼거렸다. 어둑한 눈동자가 나를 쓰윽 훑었다.
흠칫한 나는 애써 아니라는 듯, 잔떨림이 이는 손길로 컵을 받으려 들었다. 그러나 장희강이 그걸 자기 입에 가져다 대는 것이 더 빨랐다.
물을 머금은 그가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빈틈없이 겹쳐졌다.
“읍……!”
억지로 열린 입 안에 시원한 물이 옮겨 왔다. 바로 목구멍으로 타고 들어가는 감각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갈증이 있었으니까.
나는 장희강의 셔츠를 꾸욱 움켜쥐며 냉수를 꿀꺽 받아 마셨다.
그는 같은 방식으로 여러 차례 내게 물을 먹였다. 마지막에는 잘했다는 듯 내 입술을 쪽 빨고는 컵을 내려 두었다.
이어 내가 흐트러진 호흡을 다듬자마자, 죽을 떠서 입가에 들이 댔다. 나는 숟가락을 넘겨받으려고 했지만 당연하다는 듯 묵살당했다.
“이렇게 떨면서 어떻게 떠먹으려고.”
……글쎄. 못 떠먹을 정도는 절대 아닌데.
하지만 나는, 이곳의 절대적 강자이자 과거 나를 해쳤던 장희강에 대한 두려움이 활성화된 상태다. 심지어 벌이란 게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고. 그러니 그를 거스르기가 꺼려지는 것이 당연했다.
결국 수치심에 뺨을 붉힌 채 주먹을 꼭 쥐면서도, 꾸역꾸역 입을 벌리며 죽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장희강은 하얀 죽이 내 입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집요하게 관찰하며 숟가락을 놀렸다.
“…….”
내 엉덩이 밑의 무언가가 슬금슬금 부푸는 것이 느껴졌다. 보나 마나 장희강의 물건이었다.
미친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모르는 척 음식을 받아먹던 나는, 더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존재감을 과시하는 좆에 눈을 질끈 감았다.
입을 꾹 다물며 얼굴을 바깥쪽으로 돌려 버리자 숟가락이 멈추었다.
“……벌써 배부른가.”
장희강의 손이 내 상의 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눈을 크게 뜨며 그 팔뚝을 잡았다.
“아직인데.”
복부를 쓰다듬어 오는 손에서 욕망이 묻어난다.
“죽은 먹기 싫고, 배는 안 부르고. 아무래도 내가 도와줘야겠구나. 그렇지?”
장희강이 음습하게 뇌까렸다.
다른 걸로 배를 채워 주겠다는 뜻이었다.
시발, 미쳤네.
기가 차면서도…… 은근히 꼴렸다.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기대감에 밑구멍이 욱신거리는 걸 느꼈다.
“다만 음식 투정을 했으니, 혼부터 좀 나야겠어.”
쨍그랑! 유리가 파열되는 소리가 방을 울렸다. 장희강이 죽 그릇을 바닥에 내던진 것이었다.
귀가 아파 인상이 저절로 일그러졌다. 겁에 질려 굳어 버린 나를 커다란 두 손이 휙 뒤집었다.
장희강의 탄탄한 허벅지 위로 내 몸이 길게 엎드린 채 걸쳐졌다.
바지가 쑥 내려가고 엉덩이가 드러났다.
“……!”
어?
이거 설마…….
굴욕적인 자세에 경악하며 몸을 뒤틀었다.
“싫어, 이거 놓…….”
엉덩잇살을 우악스레 주물럭대던 손이 허공으로 높게 치솟는다. 이내 짜아악, 엉덩이의 한쪽을 내려쳤다.
“흐아……!”
눈이 부릅떠지며 허리가 둥글게 휘었다.
너무 아프고, 뜨거웠다.
피부가 찢어진 게 아닐까 싶을 수준이었다.
하지만 아픔이 가시기도 전.
“아!”
짜악, 다시 한 대.
“흐윽.”
그리고 다시 한 대.
그야말로 엉덩이에서 불이 나는 것만 같았다. 장희강은 말없이 계속해서 같은 부위를 때렸다. 다른 손으로는 내 뒤통수를 내리누르고 있었기에, 나는 거울을 통해 그의 얼굴도 볼 수가 없었다.
날카로운 소리가 터질 때마다 맞은 부위만이 아닌 온몸에 열이 피어올랐다. 등에 맺힌 땀이 또르르 흘러 떨어지는 느껴졌다.
내 딴에는 격렬히 거부한다고 했던 몸부림이 서서히 멎어 갔다.
“흡, 흐으…….”
발개진 얼굴로 숨을 할딱이며 울먹거렸다.
그저 맞는 순간에만 펄떡거리며 튀는 내 모습에, 장희강이 고개를 숙여 목덜미에 입술을 비벼 왔다.
“잘못했습니다, 해야지.”
허.
이 새끼는 나를 갓난아기 때 봤기 때문인지, 나이 차가 많이 나서인지 어린아이 다루듯 하는 경향이 있었다. 말투에서 이미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굴욕감을 안길 줄이야.
……어쩌면 그냥 이런 플레이가 좋은 걸 수도 있고.
나도 이게 벌이라면, 상당히 마음에 든다.
계속 맞다 보니 배 속이 뭉근하게 달여지는 느낌이었다.
“우윽, 흑.”
“말 안 듣네.”
짝! 여태 맞지 않았던 쪽으로도 손바닥이 날아들었다.
나는 입을 벙긋거리며 끙끙거렸다.
“잘못했습니다.”
“아흐윽……!”
“잘못했습니다.”
자신을 따라 말하기를 요구하며, 터뜨릴 기세로 엉덩이를 치는데…… 솔직히 고민이 된다.
자존심을 챙기는 척 끝까지 버틸까.
아니면 못 이긴 척 항복할까.
버티면 왠지 더 즐거운 벌을 내릴 것 같은데 말이다.
괴로움에 신음만 하는 내 엉덩이를 장희강이 한 번 더 때리고는, 짜부라지게 움켜쥐었다.
“의외로 고집이 있구나.”
“……!”
갑자기 머리채가 콱 잡혔다. 두피가 벗겨질 듯한 고통이 찾아들며 시야가 확 바뀌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침대 위에 앉은 장희강을 앞에 두고 바닥에서 주저앉아 있었다.
그가 제 바지를 벗어 던졌다. 드로어즈를 뚫고 나올 것 같은 좆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났다.
곧바로 드로어즈마저 벗은 그가 명령했다.
“빨아.”
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바닥을 짚고 뒤로 물러났다. 딱딱한 곳에 닿은 엉덩이에서부터 찌릿한 통증이 올라왔다.
주렁주렁한 링거 줄이 몸을 쳐 댄다. 나는 주삿바늘을 거침없이 뽑았다. 즉시 몸을 일으켜 도망치려던 순간이었다.
“……! 아악!”
장희강이 아주 쉽게, 다시금 내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그러고는 주욱 끌어당겨 제 사타구니에 안면을 파묻게 만들었다.
“우브읍!”
군침 도는 살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얼굴로 마사지라도 하듯 비비게 된 좆은, 흉물스러울 정도로 발기해선 열기를 내뿜고 있는 상태였다.
“후우…….”
장희강은 내 이마, 뺨, 입술에 저질스럽게 양물을 문질렀다. 나는 그의 허벅지를 긁어내리며 어떻게든 벗어나려 들었지만 불가능했다.
머리가 당겨지는 고통에 벌어져 있던 입 사이로, 두꺼운 귀두가 들어왔다.
“으욱, 웁……!”
목 안까지 채우려는 심산인지 끝도 없이 밀고 들어온다. 나는 헛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욱욱거렸다. 얼굴 전체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눈물이 쏟아졌다.

জীয়াই থাকিব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