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읏, 아아!”
마찰열을 일으키며 여린 내부를 쑤셔 대던 움직임이 멎었다. 울컥대며 사출되는 정액이 차은수의 내부를 적셨다. 급했던 만큼 심태성은 평소보다는 빠르게 사정했지만, 차은수는 이미 절정에 오른 지 한참이 지난 상태였다.
푸욱, 푹. 사출을 마친 직후에도 느리지만 강하게 몇 번 들이박은 심태성이 한껏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었다. 차은수는 벽에 얼굴 한쪽을 붙인 채 심태성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고는, 가이딩으로 인한 피로와 성감에 풀린 얼굴로 신음했다.
“후우…….”
굵은 성기가 구멍을 빠져나간다. 그조차 한참인 듯 느껴져 차은수가 바르르 몸을 떨었다. 안쪽에 흩뿌려진 백탁액이 심태성의 검붉은 성기를 타고 아래로 떨어졌다.
힘이 풀렸는지 후들거리는 다리로 버티는 차은수의 몸을 심태성이 안아 들었다. 그는 제 목에 팔을 둘러 오는 차은수의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농밀한 입맞춤을 이어 가며 실내로 걸어 들어갔다. 밤바다가 그대로 보이는 유리창 앞, 침대만큼이나 넓고 푹신한 소파에 차은수를 눕혔다. 타액으로 범벅된 입술을 잘근잘근 물고 핥자 발간 혀를 내밀며 응해 오는 모습이 색스러웠다. 심태성은 그를 먹어 치울 기세로 탐했다.
점막과 점막이 마찰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중간중간 탈의를 하고 차은수의 옷도 벗긴 심태성이 입술을 내렸다. 턱과 목, 쇄골과 가슴, 홀쭉한 배를 지나 물을 흘리고 있는 성기도 훑는다. 차은수는 전율하며 심태성의 머리를 붙들었다.
심태성은 그들의 첫 섹스 때와 같이 입으로 해 줄 것처럼 그곳에 머무르다가, 갑작스레 차은수의 다리를 접어 올렸다.
“……!”
자연스럽게 허리가 붕 뜬 차은수가 놀란 것도 잠시, 심태성의 습한 숨결이 회음부에 닿았다.
설마……. 차은수는 거의 경악하며 눈을 키웠다.
“잠, 잠시만요! 경, 흐아앗!”
물컹한 혀가 엉덩이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입구를 핥았다. 이제 풀어 줄 필요가 없는 구멍을 맛보려는 것은, 오로지 심태성의 욕구에 의함이었다.
누군가 그 부위에 얼굴을 파묻고 혀를 들이미는 상황은 원초적인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다. 차은수는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거긴……! 아흑, 시, 읏, 싫어요!”
심태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멍 속으로 진입했다. 방금까지 이미 그보다 더 큰 양물을 받아들였던 구멍은 녹진하게 풀린 채 낯선 살덩이를 허락했다.
혀뿌리가 닿을 때까지 밀어 넣은 심태성이 느릿하게 행동반경을 넓혀 가며 내부를 자극했다. 츄웁, 츳, 쿨쩍. 질척거리는 소리가 음탕한 행위에 가미되었다. 차은수는 혼이 나간 듯 고개를 저으면서 심태성의 머리를 꾸욱 눌렀다.
“하으, 아아, 아!”
살아 움직이는 무언가가 몸 안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좆만큼 깊게 들어오지는 못했지만 내부를 휘젓는 혀 놀림은, 온몸이 파르르 떨릴 정도로 감질이 나게 만들었다. 차은수는 한껏 고개를 꺾고 숨을 할딱였다.
자신의 욕심으로 행한 일에 따라오는 반응이 격하자, 심태성의 아래가 다시금 터질 것처럼 발기했다. 그는 한 손으로 차은수의 발목을 모아 쥐고서 다른 쪽 손은 제 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좆을 거칠게 문지르며 수음하기 시작했다.
두꺼운 혀로 조그마한 아랫구멍을 농락하며 사납게 자위하는 모습에서, 상대에 대한 성애와 집착이 뚝뚝 흘러내렸다.
심태성은 더 이상 참기 어려운 듯 여태껏 안면을 파묻고 있던 탱글탱글한 엉덩이에서 얼굴을 떼어 냈다. 주욱 빠져나가는 그의 혀를 내보내기 아쉬운 듯 구멍이 옴쭉거렸다.
“흑, 흐으…….”
생경한 행위에서도 잔뜩 느껴 버린 스스로가 부끄러운지, 차은수가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심태성은 그 모습마저 눈에 새기며 차은수의 다리 사이로 자리를 잡았다.
육중한 귀두가 살짝 벌어진 밑구멍을 눌러 왔다. 지나치게 부푼 상태가 느껴져, 차은수는 흠칫했다. 그가 다시 고개를 돌리고 아래를 내려다본 순간이었다.
푸욱. 물건이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안으로 짓쳐 왔다.
“아으윽!”
차은수가 허리를 자르르 떨었다. 아무리 풀려 있어도 받아 내기 버거운 거근이었다. 지금처럼 몸집을 부풀린 상태에서 빠르게 쳐들어오자, 혀에 적응했던 구멍이 비명을 지르듯 입을 벌렸다.
“큭……!”
심태성은 턱에 불끈 힘을 주며 사정감을 참았다. 이어 열기에 물든 입술로 차은수의 귓불을 머금었다. 차은수는 심태성의 너른 등을 끌어안고 힘겨운 비음을 흘렸다.
쿵, 쿵. 터질 듯한 심장 박동에 맞추어 심태성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련, 님. 후우.”
“하읏! 읍, 읏.”
엉덩이를 터뜨릴 태세로 달려드는 좆에, 체액으로 흠뻑 젖은 입구가 음란하게 찔꺽거렸다. 심태성에게 깔려 얼굴과 팔다리만 겨우 드러난 차은수는 속절없이 흔들렸다.
심태성은 차은수를 결코 놓아주는 법 없이 품에 가둔 채로 좆질을 해 댔다. 우물거리며 물건을 씹어 대는 안쪽은 언제고 기분이 좋았지만, 아까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풀린 터라 그야말로 극상의 감각을 안겨 주었다.
“앗, 아으, 흐응…….”
달콤한 교성을 흘리던 차은수가 흐릿한 눈을 깜빡였다. 파장이 지극히 악화된 에스퍼를 가이딩한 탓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간 것이었다.
그러나 이대로 의식을 놓는 모습을 볼 생각이 없었던 심태성이, 차은수의 엉덩이를 난폭하게 움켜쥐며 퍽 소리가 나게 좆을 쳐올렸다.
“아악!”
돌연 장기를 파고드는 좆대가리에 하얀 나신이 파드득 경련했다.
부릅떠진 차은수의 연갈색 눈동자에 물기가 찰랑이며 차올랐다.
“아, 흑……. 아파……. 아파요.”
차은수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여린 밀부를, 심태성은 주로 앉은 자세에서 공략하는 편이었다. 이렇게 짓누른 채 정신 차리라는 것처럼 폭력적으로 열어젖힌 적은 없었다.
차은수가 흐느끼며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전신을 뒤덮은 에스퍼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도란 전혀 없었다.
“…….”
심태성은 울고 있는 차은수를 내려다보며 문득 생각했다.
납치되어 갇혀 지낸 곳에서도 차은수는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놈은 매일, 이렇게 차은수를 울리면서 강간했을 테다.
……속이 들끓었다.
살의로 넘어가는 분노가 뇌를 달구었다.
무섭게 굳어 가는 심태성의 얼굴을 맞닥뜨린 차은수가 얼어붙었다.
“경, 히윽, 경호원님…….”
낯선 이를 보는 듯한 시선에, 심태성의 이성이 돌아왔다.
심태성은 감정을 다스리며 차은수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놀라게 만들어 죄송스럽다는 듯이.
눈꺼풀과 뺨을 비롯해 얼굴 여기저기로 내려앉는 키스에, 눈물 젖은 낯에 서려 있던 긴장이 서서히 사라진다.
차은수는 심태성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니만큼, 감정 변화가 심할 수 있다고 여기는 기색이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심태성의 목 뒤로 팔을 둘러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귓가에 대고 조그맣게 속삭였다.
“저 이제……. 적응, 된 것 같아요.”
다른 생각은 말라는 양, 하체에 힘을 주어 성난 양물을 황홀하게 조여 온다.
심태성은 일순 숨을 멈추었다.
차은수는 푹 젖은 속눈썹을 나풀거리며 재차 입을 열었다.
“그래도 조금만 살살…….”
말소리가, 입술이 먹혀들어 갔다. 침입해 온 혀가 입 안을 그득 채웠다. 아래를 이미 채우고 있던 좆은 바깥으로 몸을 물렸다가, 퍼억, 차은수의 요구와는 정반대인 상황을 나타내는 소리를 터뜨리며 진입해 왔다.
“흐으읍……!”
애처로운 신음은 두 사람의 연결된 입 안에서만 맴돌았다. 심태성은 반쯤 돌아 버린 눈빛으로 차은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좆질을 이어 갔다.
불쑥 치솟았던 부정적인 감정들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 자리를 오직 육욕만이 대신했다. 자신의 아래에 깔린 이 다정하고도 뇌쇄적인 가이드를 좆물로 절여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퍽, 퍽퍽퍽! 무식할 정도로 내부를 들이박는 대물에 연약한 구멍이 발갛게 충혈되어 갔다. 입 안마저 심태성에게 내어 준 차은수는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지독히도 야릇한 통증과, 그것을 훌쩍 넘어서는 쾌감으로 인해 바보가 되어 버릴 것만 같았다. 뒤로 박히기만 해도 가는 몸이 되었는데, 밀착된 심태성과의 사이에 낀 성기 역시도 위아래로 문질러지며 자극을 받아 미칠 지경이었다.
확실히 심태성은 달라졌다. 독점욕이 강해졌다고만 볼 수는 없었고……. 좀 더 자제력을 잃게 된 것 같았다.
아니.
아니다.
잃은 걸까, 본인이 내려 둔 걸까.
차은수는 납치 사건이 심태성에게 미친 영향을 혼몽한 정신으로 따져 보려다 말았다.
“우읍, 음……!”
정상적인 사고를 할 틈이 없었다.
위는 목젖까지 건드릴 것처럼 포악하게 구는 혀를 받아들이기에 급급했고, 아래도 거근이 무자비하게 들이닥치며 선사하는 과도한 쾌락을 느끼기에 여념이 없었다. 심태성이 단단한 손바닥으로 허리를 쓸거나 접합부를 매만지며 자극을 더해 와, 더욱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심태성에게 오감이 장악되었다. 차은수의 얼굴에서 생리적인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견디기 힘들 만큼 몰아치는 성감에, 심태성을 끌어안은 두 팔은 어느새 매달리는 목적으로 변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