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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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저녁. 수평선의 구분이 어려워진 바다를 목전에 두고 세워진 고급 차량이 앞뒤로 흔들렸다. 주변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의구심을 지닌 채 주시했을 만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휑한 바닷가에서 그쪽을 지켜보는 것은 오직 바다뿐이었다.
“흐아앗!”
열기로 뿌옇게 김이 서린 차창에, 험한 일 한 번 해 본 적 없는 고운 손이 달라붙었다.
“흑, 읍, 웃, 아아!”
차내의 광경은 폭력적일 만큼 음란했다. 무릎을 꿇고 엎드린 채 한 손으로는 옆쪽의 창문을 짚은 청년을 거구의 사내가 약간의 틈도 없이 뒤에서 덮친 자세로 허리를 사납게 움직이고 있었다.
검붉은 육봉이 아랫구멍을 거칠게 열어젖히며 파고들었다가 빠지기를 반복했다. 요사스러운 밀부가 언제 고통스러워했냐는 듯 흉기 같은 좆을 오물오물 잘도 먹어 댔다. 쑤셔 박을 때는 꼬옥 물었다가, 빠져나갈 때는 살짝 딸려 오는 속살에 심태성은 얼마 없는 여유마저 잃었다.
세차게 드나드는 대물이 매번 놓치지 않고 극점을 찔렀다. 심태성 정도의 크기라면 단순 무식하게 박기만 해도 닿았을 부위가 한껏 자극되자 차은수 역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응, 아응! 경, 호원님, 하앗!”
교성을 동반한 부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흥분제가 되었다. 심태성은 땀이 배어난 차은수의 뒷덜미에 코를 박고서 달콤한 체향을 들이마셨다. 굳은살 박인 손가락으로는 셔츠 사이로 드러난 유두를 희롱했다. 수차례 건드려진 부위가 바짝 곤두섰다.
실컷 젖꼭지를 지근거린 손이 서서히 내려가 복부를 더듬었다. 마른 배가 거대한 성기를 품어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허리를 뒤로 물릴 때는 푹 꺼졌다. 그는 길고 뜨거운 숨을 내쉬며 동작을 잇다가, 좆을 처넣은 어느 순간 배를 꽉 눌렀다.
“……!”
차은수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그러잖아도 삽입되는 것 자체로 버거웠건만, 바깥에서 압박이 가해지자 공포심까지 치솟은 것이다.
“크윽……!”
힘이 확 들어간 안쪽에 심태성이 신음했다. 하마터면 이대로 사정할 만큼 격렬한 조임이었다. 사내는 손을 치우지 않은 채, 계속해서 딱딱한 좆으로 구멍을 치받았다.
“으흐윽! 우욱!”
마구 흔들리는 차은수의 낯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놔주, 흐읍, 놔주세요! 하읏! 배가 터질 것 같아……!”
그가 심태성을 돌아보며 애원했다. 하지만 체액에 젖은 머리카락이 가닥가닥 달라붙은 얼굴은 되레 색욕만 들쑤셔서, 사내를 자신의 바람과 반대로 행동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심태성은 보드라운 얼굴을 틀어쥐고 조급하게 입을 겹쳤다. 성난 좆으로 구멍을 가혹하게 꿰뚫어 대고 있는 아래처럼, 두꺼운 혀를 놀려 차은수의 윗구멍까지 범했다. 반강제로 입을 벌린 차은수가 단단한 팔뚝을 붙들었다.
“으응, 우으읍!”
그 상태로 사내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커다란 고환이 철썩거리며 엉덩이를 내려쳤다. 작은 엉덩이가 발갛게 익어 갔다. 차은수가 고개를 힘껏 가로저으며 입술을 떼어 냈다.
“안, 아아, 안 돼. 너어무, 아흑! 너무 빨, 라아, 하으응!”
뭉그러진 발음으로 호소한다. 단정하던 말씨가 엉망이 되고, 순결한 육체가 잇자국들로 울긋불긋해진 게 모두 저한테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심태성은 지독히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아랫도리가 만족하기에는 한참 멀었다.
……아니.
이 갈증이 과연 끝나는 종류의 것이기는 한가.
“아앗! 아, 악!”
시야에 들어온 어깻죽지를 콰득 문 순간, 그는 절정에 달했다.
“후우, 흡.”
“하으으…….”
계속 정점을 건드려져 이미 여러 번 사정했던 차은수는 함께 가지 못하고 축 늘어졌다. 그러나 다부진 양손에 골반이 굳게 붙잡혀 하체는 그대로 세워진 채였다.
움찔거리는 차은수의 몸속에 푸욱 파묻힌 거근이 최대한 깊숙하게 좆대가리를 들이밀고 정액을 내보냈다. 완전히 눕혀진 좌석 등받이 위로 한쪽 뺨을 붙인 청년은, 제 내벽에 뜨겁게 퍼지는 사내의 좆물을 꼼짝없이 받아 낼 수밖에 없었다.
“…….”
심태성은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분명 가슴은 미친 듯이 뛰고 있지만, 그와 상반되게 사위가 조용해진 느낌이었다. 바깥에서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점차 멀어진다. 밀폐된 공간을 채운 자신과 차은수의 호흡, 거친 심장 박동만이 귀를 간지럽혔다.
정신력을 갉아먹던 체내의 불균형이 맞춰지면서, 애써 외면해 온 고통이 날아간다.
경이로웠다.
안정을 되찾는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꼭 에스퍼가 되기 전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평범하게 듣고 보고 느끼던 때로.
하지만 과거에 대한 그리움은 들지 않았다. 가족들을 잃었던 일들도 그랬다. 이제는 마냥 슬프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이 밟아 온 그 모든 고난이 현재로 이어져, 차은수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피눈물을 흘리며 원망하고 탓하는 가족들의 환영이 머릿속에 스쳤다.
어쩔 수 없었다.
이제 심태성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그들을 향한 추모가 아니었으니까.
“흐으, 하아.”
볼이 달아오른 채로 색색거리고 있는 차은수를 내려다보았다. 몇 번이나 절정에 달한 데다가 막대한 가이딩을 쏟아부어 실신 직전인 모습이었다.
더없이 다감해, 이리도 쉽게 자신을 남에게 베푸는 존재.
그렇기에 차은수는 자신만의 가이드가 될 수 없다.
차은수에게는 이미 제 형인 차은혁이 있었고, 도움이 필요한 다른 에스퍼들을 만나더라도 기꺼이 가이드로서 도움을 줄 터였다.
그것을 아는데도 불가항력이었다.
차은수는 심태성의 새로운 삶이 되어 버렸다. 앞으로 차은수가 살아 숨 쉬는 것이 곧 심태성이 사는 방법이었다.
심태성은 가장 강력한 가이드를 노릴 위험들로부터 그를 지키기로 결심했다. 따뜻하고 무른 동시에, 이토록 관능적인 면모 또한 갖춘 차은수를.
“흐으읏…….”
따끈하게 익은 신체에서 남근이 주르륵 빠져나갔다. 차은수가 작게 앓았다. 깊은 곳에 뿌려진 씨물은 바로 흘러내리지 않았다.
이내 큼지막한 두 손도 떨어져 나갔다. 자유를 얻은 몸이 무력하게 엎어지려던 찰나였다.
다시금 낚아챈 손길이 그를 가볍게 돌렸다. 그리고 달랑 들어 올려 탄탄한 허벅지에 앉혔다.
차은수는 순식간에 심태성을 마주 본 채 그의 위에 자리 잡게 되었다. 번들거리는 좆이 회음부를 은근하게 문대어 왔다.
언제 사정했냐는 듯이 또다시 힘을 얻으며 곧추서기 시작한 기둥에, 통통하게 부은 입술이 조그맣게 달싹였다.
“저……. 더는 못할 것, 읏, 같아요, 경호원님.”
유감스러운 말이었다.
심태성은 아직 부족했다.
“도련님.”
그는 차은수의 갸름한 턱 끝에 입을 맞춘 뒤, 두 손에 거의 다 들어오는 허리를 움켜쥐고서 위로 띄웠다.
밑구멍에 귀두가 맞물린다.
“도련님께선, 아무것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잠,”
차은수가 다급히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채 외치기도 전에 딴딴해진 물건이 야만스럽게 치고 들어왔다.
“……!”
차은수가 입을 크게 벌렸다.
“하아앗!”
비명 같은 교성이 한 박자 늦게 터져 나온다. 일순 시야가 번쩍였을 정도로 엄청난 쾌락에 안면 근육이 제멋대로 풀어졌다.
체위가 체위이니만큼 아까보다도 더 깊게 들어온 흉물이, 들어와서는 안 될 곳까지 기어코 도달한 느낌이었다.
“윽……! 크읏.”
정액을 머금고 녹진해져 있던 내벽이 간헐적으로 떨리며 성기를 씹어댔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감각이 사내의 뇌를 욕정으로 채웠다.
심태성은 차은수에게 적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허리를 털며 좆을 처박아 댔다.
“아흐읏! 응, 흐아, 앗, 아!”
차은수는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몸이 들렸다가, 발기한 물건이 구멍에 꽂혀 오는 타이밍에 맞추어 떨어졌다. 마치 사내의 자위 기구라도 된 것 같은 모양새였다.
말랑한 허벅지가 단단한 허벅지에 추락해 부딪힐 때마다 땀이 난 피부끼리 맞닿아 차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히윽, 깊, 어엇, 아으응!”
“훅, 후욱, 큽.”
심태성은 숨도 참고 교접에 몰두했다. 위협적이리만치 발달한 그의 등 근육은 쉴 틈 없이 팽창하고 수축해, 새로운 땀이 맺히기가 무섭게 흘러내렸다.
몽롱하게 풀린 눈의 차은수가 심태성에게 매달려 왔다. 심태성은 하얀 팔이 자신의 목 뒤를 감싸 오는 감촉조차 자극적으로 느꼈다.
그는 차은수의 벌어진 입에 제 굵은 혀를 물리며 속도를 올렸다. 격한 운동에 아래에서 나던 철벅철벅 소리가 둔탁한 타격음으로 변했다.
“하웁! 하응!”
경련하듯 심태성의 혀를 콱 문 차은수가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차은수의 성기에서 묽은 액체가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심태성은 멈칫했다.
차은수에게서 입을 떼고 고개를 숙여, 흉근까지 흥건하게 튄 흔적을 확인한 그가 극도의 흥분에 사로잡혔다. 제 좆질로 너무 느껴서 가 버린 가이드가 미치게 야하고 사랑스러웠다.
“큭!”
부풀어 오른 감정처럼 한계치까지 커진 좆이 차은수의 안에서 또 한 번 파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울컥대며 좆물을 전부 쏟아내자마자, 이번에는 잠깐의 텀도 없이 더욱 난폭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악……!”
성감이 한껏 과민해진 상태의 차은수가 몸서리를 쳤다. 도통 가라앉을 기미가 없이 몸집을 키워대는 남근이 거칠게 장기를 범해 왔다. 흡사 말뚝에 박히는 것처럼 퍽퍽퍽 쑤셔지며 울부짖음에 가까운 신음을 터뜨렸다.
두 차례에 걸쳐 내벽을 그득 채웠던 백탁액이 점점 구멍을 비집고 새어 나왔다. 하얗게 젖은 육봉이 마구잡이로 엉덩이 사이를 드나들 때마다 쿨쩍거리는 음탕한 소리가 정사에 가세했다.
열락에 빠진 이들로 인해, 차내는 오래도록 뜨겁게 끓어올랐다.

জীয়াই থাকিব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