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만 쾌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차은수가 충격에 가까운 자극을 느낄 때마다 안쪽이 강하게 좁혀 들어서 좆대를 자극했다. 나직이 목을 울리는 심태성의 두꺼운 상박근이 터질 듯이 부풀었다.
욕실에서 빠져나와 침실에 들어선 심태성이 차은수를 침대 위로 눕혔다. 젖은 나체의 물기를 침구가 흡수했다. 차은수는 지친 듯이 팔을 늘어뜨리며 가슴팍을 달싹였다. 귀두에서는 묽은 액체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흐읏, 흐. 하아.”
심태성은 상의를 벗어 침대 밑으로 던지며 차은수의 호흡이 규칙적으로 변할 때까지 기다렸다. 차은수는 간헐적으로 하체를 움찔거리며, 달아오른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손길을 느꼈다.
빨갰던 얼굴이 원래의 색을 되찾고 배꼽을 흥건히 적신 성기가 잠잠해졌다. 심태성이 차은수에게로 상체를 더욱 숙이며 하얀 다리를 잡아 내렸다.
“아흐윽!”
차은수가 턱을 치켜들며 습관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서 있을 때보다 덜 들어온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언제였냐는 듯, 강렬히 관통당하는 감각이 들이닥쳤다. 빈틈없이 맞물린 아래부터 배 속 깊숙한 곳까지 온통 뜨겁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물린 도톰한 입술을 심태성의 손끝이 슬슬 문질렀다. 이러다가 상처라도 날까 걱정스러웠다.
“…….”
“…….”
고른 치아가 순순히 아랫입술을 놓았다. 시선이 농밀하게 얽히고, 힘이 풀린 입술 사이를 거칠거칠한 엄지가 꾸욱 파고들었다. 차은수는 순순히 입을 열어 저를 다정하게 매만지던 손가락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심태성은 매끄러운 구강 점막을 손끝으로 훑는 동시에 츠으읏, 좆을 물렸다. 차은수가 허리를 들며 긴장했다.
“아……!”
푸욱! 번들거리는 좆이 따끈하고 눅진한 내벽을 긁으며 다시금 처박혀 왔다. 차은수의 입이 더 크게 벌어졌다. 그 속에서 발갛고 촉촉한 혀가 드러났다. 심태성은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살덩이를 손끝으로 문질러 대며 자극했다.
“웁, 으읍.”
“후우, 도련, 님.”
음낭이 습한 볼깃살에 철벅철벅 달라붙을 때마다 차은수의 몸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차은수는 성감에 달뜬 눈으로 심태성을 쳐다보았다. 사납게 박아 대고 싶은 욕구를 억누른 기색이 엿보였다.
차은수는 그것이 훌륭한 마음가짐이라고 여기면서도…… 묘한 답답함이 들었다. 어쩌면 박힌 채로 들려 버린 통에 과도한 자극을 느낀 직후라서, 그 순간의 쾌감을 좇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응, 하으……!”
돌연 심태성이 차은수의 입에서 손가락을 빼내었다. 대신 제 혀를 깊게 집어넣어 입 안에 고인 타액을 앗아 갔다. 그러고도 갈증이 난다는 듯 열 오른 입술을 한참 빨아 댄 그가 차은수의 허리를 안은 채 뒤로 누웠다. 반전된 체위에 차은수가 짧게 숨을 들이켰다.
“흐읍!”
“큭……!”
전율하는 육체가 안겨 준 황홀한 감각에 심태성 역시 신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허벅지 위를 짚은 채 입만 벙긋거리는 차은수를 실핏줄이 선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아, 아.”
얼굴이 붉어진 차은수가 구슬땀을 또르르 흘렸다. 마치 거대한 딜도 위에 올라앉은 것만 같았다. 척척한 바지가 살결에 닿는 것은 거의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 상태에서 심태성이 물건을 느릿하게 쳐올리자, 절로 허리가 휘며 밑구멍이 수축했다.
“으흑……! 경, 호원님, 흐앗!”
미려한 나신이 힘 있는 좆질에 튕겼다가 내려앉으며 질퍽한 마찰음을 터뜨렸다. 제 좆을 품을 때마다 판판한 뱃가죽이 불룩거리는 모습을 보며 심태성은 걷잡을 수 없이 팽만하는 욕정을 느꼈다.
차은수 또한 열기에 푹 익은 머리로 사고했다. 깊기는 한데, 느려. 아무래도 내 취향은……. 옷 밖으로도 두드러진 허벅지 근육을 있는 힘껏 움켜쥔 그가 젖혔던 얼굴을 내렸다. 그리고 자신을 핥듯이 응시하고 있던 심태성의 상반신을 더듬더듬 짚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 흐읏, 안 참으셔도, 돼요.”
“……!”
심태성이 동작을 멈추었다. 거친 날숨이 흩어져 나왔다.
“방금, 뭐라고…….”
“……참지 않으셔도 된다고요.”
차은수가 상기된 얼굴로 답했다.
“아무런 생각도 안 들게, 지금은 그냥……!”
뒤쪽으로 훅 넘어가는 느낌에 차은수는 말을 끊었다. 눈을 깜빡이니 천장이 보였고, 곧 그것을 가리는 거구가 나타났다.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
친절하게 경고를 해 주는 모습이 참 변함없지 싶었다. 이래 놓곤 막상 내가 싫어하면 멈추겠지. 눈치 보면서. 차은수가 심태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물기로 무겁게 젖어 있던 속눈썹 아래의 연갈색 눈동자가 심태성을 담았다.
“…….”
심태성은 그 조용한 허락이 못내 기뻐서, 본능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었다.
사랑스러운 입술을 다급히 삼키며 묵직한 혀로 틈새를 파고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제한되어 있던 애욕이 폭우처럼 쏟아진다.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모든 점막을 도려낼 듯한 사나운 키스였다. 오히려 기꺼워진 차은수는 심태성의 탄탄한 등에 팔을 둘렀다.
“……! 후읍!”
퍼억, 발기한 좆이 격렬하게 체내를 뚫었다. 배 속을 중심으로 전신이 찌르르 울리는 기분이었다. 차은수의 두 눈이 한계치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숨 돌릴 틈도 없이 거근이 전부 빠져나갔다가, 다시 세차게 처박혀 왔다. 반사적으로 등을 튕기려는 차은수를 내리누른 채 심태성은 위와 아래를 함께 들이박기 시작했다.
“으응, 음, 흐응!”
단단하게 힘이 들어간 혀가 목젖까지 건드릴 기세로 밀어닥치고, 프리컴이 질질 흐르는 육중한 좆은 몸속 가장 깊은 부위에 위협적으로 대가리를 들이댄다. 위아래 구멍을 여유 없이 쑤셔 오는 행위에 선득해진 차은수가 눈가를 붉히며 심태성의 등을 긁어 댔다.
심태성은 차은수와 닿은 모든 부분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오직 한 상대를 원하는 정신과 육체가 제어가 풀린 짐승처럼 날뛰었다. 한껏 부푼 좆으로 뜨거운 배 속을 퍽퍽 두드리는 남자의 근육 위로 땀이 흘렀다.
지금껏 고요히 충격을 버티던 침대가 덜컹거리며 희미한 소음을 냈다. 올라붙어 있던 차은수의 물건에서 우윳빛 점액이 뿜어졌다. 차은수는 눈을 홉뜬 채로 부들부들 떨었다. 바짝 긴장한 그의 입구가 좆대를 마구 씹어 대며 내부와는 다른 자극을 심태성에게 선사했다.
빠르게 허리를 털던 심태성이 미간을 좁혔다.
“흡……!”
강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불긋하게 가열된 볼기에 제 샅을 밀어붙인 심태성이 그대로 멈추었다. 맞닿은 안쪽에 대고 좆물을 울컥울컥 쏟아 내자, 눈꼬리에 눈물방울이 맺힌 차은수가 목 뒤로 팔을 두르며 매달려 왔다. 두 사람의 혀가 질펀하게 엉기다가 천천히 떨어졌다.
과일이라도 베어 먹듯 차은수의 뺨과 목, 어깨를 물거나 빨아 대던 심태성이 고개를 들었다. 밭은 숨을 몰아쉬는 차은수는 쾌락의 여운으로 흐물흐물해져 있었다. 열감이 남은 옅은 눈동자와 반들거리는 입술이 말도 안 되게 색스러웠다.
심태성은 무릎을 똑바로 세우며, 제 손자국이 남은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무게를 받쳐 줄 데라고는 없이 좆 위로 내리꽂힌 차은수가 비명 같은 신음을 터뜨렸다. 그는 허둥지둥 심태성의 목덜미를 꽉 감싸 안고, 늘어져 있던 양쪽 다리로 너른 등을 휘감았다. 필사적으로 나무에 매달린 코알라 같은 모습이었다.
가까스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자세를 잡자마자, 심태성이 곧장 좆을 쳐올리기 시작했다.
“아! 흐아, 아앗!”
“후, 윽.”
사정 직후의 나른함도 없는지 그새 딱딱해진 물건이 달구어진 입구를 푹푹 쑤셨다. 차은수는 휘몰아치는 쾌감에 몸부림을 쳤다. 그러잖아도 서서 박히는 것과 다름없는 체위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데, 제가 싸지른 정액을 뒤집어쓴 채 질컥질컥 체내에 못질해 오는 좆의 기세가 너무도 맹렬했다.
“하으윽, 끅……!”
결국 차은수는 저도 모르게 등반이라도 하듯, 떡 벌어진 어깨를 내리누르면서 심태성의 머리 위로 기어오르려고 했다. 혼이 나간 듯 단지 본능적으로 피하려 드는 반응을 심태성이 샅샅이 살피며 일부러 허릿짓의 속도를 늦추었다. 그 덕분에 차은수의 눈높이가 상대적으로 높아졌을 때였다.
“……!”
불긋불긋하게 물든 나신을 큼직한 손이 휙 잡아 내렸다. 탄력 있는 엉덩잇살이 좆뿌리를 꾹 누를 정도로 깊디깊은 교접이 이루어졌다. 내밀하게 꿰뚫린 느낌에, 차은수는 발끝을 휘면서 심태성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동그랗게 벌린 입에서 연약한 신음이 튀어나왔다.
“아, 아.”
“큿, 도련님.”
심태성은 기꺼이 차은수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채 좆질의 강도를 높였다. 탁탁탁, 접합 부위끼리 거칠고 빠르게 부닥치는 음란한 소리가 침실을 채웠다. 차은수는 격렬한 상하 운동에 휩쓸려 들썩거리며, 심태성에게 겨우겨우 매달린 상태로 버텼다.
정말 요구한 대로 생각이란 걸 하기가 힘들 만큼 헤집어 온다. 정신 놓고 덤벼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을 때는 오히려 절제된 태도로 가이딩을 받았었으니……. 아마도 쌓인 걸 풀려면 한참 남았겠지. 차은수는 심태성의 정수리를 내려다보았다. 지금 돌이켜 봐도 꽤 놀랍고 기특했다.
말랑말랑한 감정이 스치던 찰나였다. 심태성이 고개를 들었다. 자신에 한해서 사리가 밝아지기도, 어두워지기도 하는 남자의 얼굴은 여전히 제 취향이었다. 차은수는 심태성의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내렸다. 흥분한 눈빛과 헐떡거리는 숨결이 분간 없이 섞여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