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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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랑은 달라.
차은혁이 차은수를 데리러 장희강의 사저로 가는 길이었다. 오랜만에 협회에 출근해 집을 비운다던 장희강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들의 가이드에 대한 정보 공유를 이행하고자 하는 사무적인 연락이었다.
-떠보니 그렇더군. 자기가 겪었던 본래의 기억들만 가지고 있지, 우리처럼 바뀐 기억이 공존하고 있지는 않아.
‘…….’
예정대로였지만 차은수를 넘기게 된 상황에서 비롯된 불쾌감에 지극히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본인이 차은수로 살던 세계에 돌아왔다고 믿고 있을 확률이 크다는 뜻이야.
이곳은 무언가 뒤죽박죽된 듯한 이 이상한 세계인데도 말이었다.
하지만 장희강은 구태여 차은수에게 현 세상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분 나쁘게도 차은혁은 그 이유를 눈치챘다. 차은수의 몸과 정신 모두 오로지 저만으로 채우고 싶었기 때문일 터다. 다른 것에 신경 쓰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겠지.
그리고, 차은혁은 장희강과 다른 방식을 택했다.
교묘하게 진실을 던져 현실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거기서 네 이름을 말했어도 아마 누군지 몰랐겠지.’
‘…….’
‘이상해. 몸도 이름도 이렇게 너인데, 더는 가족이 아니라는 게.’
어떠한 흑심에 조종되었다는 건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노렸던 점은 차은수가 고독감에 지배되는 것이었다.
차은수로서 살던 세계에 돌아왔지만, 한 번 떠나 버린 탓에 본인의 존재가 잊힌 상태라고 착각하게끔.
자신을 기억하는 존재는 가족들 중 오직 형뿐임을 깨닫도록.
그렇게 해서, 자신이 의존할 진정한 상대가 누구인지 인지토록 만들 셈이었다.
……그 비겁한 수단이 통한 걸까.
“가지, 흐윽, 가지 마.”
차은혁은 눈물이 어룽거리는 갈색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차은수가 멀쩡한 상태였다면, 자신의 비정상적인 희열을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의 동생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어 보였다.
아까까진 낯설게 구는 형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있었다면……. 이젠 의지할 상대가 없어지는 상황을 무서워하고 있었으니까. 제게 실망한 형이 혹시 이 방에, 이 집에 저를 홀로 가둬 두고 떠나지 않을지. 그런 끔찍한 상상을 하면서.
그럴 리가 없는데.
차르르르. 사슬이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차은수가 양쪽 무릎을 꿇었다.
“…….”
차은혁은 가만히 차은수를 내려다보았다. 흥분감이 목을 타고 기어오른다. 여태껏 보아 온 어떤 모습보다도, 제게 매달리는 현재의 모습이 가장 예뻤다.
눈에 띄게 떨리는 차은수의 손길이 차은혁의 앞섶에 닿았다. 지익. 지퍼 열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나고, 이내 바지가 내려갔다.
지독히도 갈구했던 존재와 한 공간에 있을 때부터 이미 발기한 좆을 드로어즈가 힘겹게 감추고 있었다.
차은수는 두 눈을 꼭 감았다가 떴다. 그 바람에 가득 차올라 있던 눈물이 구슬처럼 떨어졌다.
“못하겠으면 못하겠다고 해.”
차은혁은 차은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좆을 아직 입에 담지도 않았는데 벌써 젖어 버린 눈가가 가여웠다. 멋대로 저 입을 썼던 적은 있지만, 본인이 직접 하는 게 정 힘들다면 다른 걸 시킬 생각이었다.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차은수의 안색이 희게 질렸다. 그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힘껏 저으며, 서둘러 눈앞의 드로어즈를 잡고 끌어 내린다.
갑갑하게 갇혀 있던 좆이 튕기듯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 휜 몸체는 한눈에 보기에도 입으로 삼키기 버거울 만큼 굵었다.
딱딱해진 채 열기를 내뿜는 그것을 차은수가 조심스럽게 쥐었다. 모양 좋은 손가락들이 음경을 감싸며 달라붙었다.
“윽.”
차은혁이 눈썹을 찌푸리며 짧게 신음했다. 단순히 만져지는 것만으로도 뇌수가 달구어지는 기분이었다.
차은수가 그의 반응에 주춤했다. 그러나 잠깐의 망설임 끝에, 결국 좆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흐트러진 숨결을 내뱉으며 입을 벌리고 귀두를 머금는다.
습하고 따뜻한 입 안이 간을 보듯 끄트머리를 삼키자, 물건이 참을성 없게 부피를 더욱 키우며 성을 냈다.
단단한 손바닥이 차은수의 뺨을 어루만졌다. 푹 젖은 속눈썹 아래의 눈동자가 차은혁을 쳐다보았다. 감질나는 가이딩에 당장에라도 온몸을 살라 먹고 싶다는 듯, 누가 보아도 폭력적인 욕망이 절절 끓는 얼굴이 저를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와는 다르게 그것을 표출하진 않는다. 볼을 때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좆을 입에 쑤셔 넣지도 않았다.
마냥 참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래 봤자 제 몸을 쇠사슬로 구속하고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도록 유도한 이가 차은혁임은 달라지지 않건만. 차은수는 부러 조금은 안심한 듯한 기색을 비쳤다.
그는 떨림이 비교적 가라앉은 태도로, 천천히 얼굴을 내리며 좆을 입 안 깊숙이 삼켜 갔다.
“웁…….”
뿌리까지 담지는 못해도 목구멍을 침범할 듯 말 듯 한 정도까지 받아들인다. 차은수의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차은혁은 바로 허리를 움직일 뻔한 스스로를 가까스로 막았다. 온몸의 피가 모조리 터져 나올 듯 극심한 충동에 휩싸였음에도 어떻게든 인내했다.
잔뜩 흥분해 곧추서려는 양물이 입천장을 긁고 혓바닥을 무겁게 짓눌렀다. 차은수의 속눈썹이 힘겨운 듯 팔락였다. 그러면서도 본분을 지키겠다는 듯, 고개를 약간씩 움직이며 좆에 자극을 주기 시작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기에는 여의치가 않아서 차은수는 내심 고민했다. 이대로는 뭔가 부족한데.
그는 머리를 움직이는 대신 입술을 최대한 오므렸다. 그 상태로 타액을 삼키며 목젖을 움직였다. 순간적으로 세차게 밀어닥치는 흡입력에 차은혁의 허벅지 근육이 팽팽해졌다.
“크읏!”
이렇게 했을 때 좋아하더라고. 경험에 의거해 행동한 차은수가 속으로 웃었다. 이어 혀를 겨우 움직여, 입 안에 들어찬 성기를 문질렀다. 자극이 컸는지 슬슬 쿠퍼액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차은혁은 흉근을 들썩이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차은수가 열심히 제 것을 삼켜 문 모습 자체로도 미치게 꼴렸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좆이 목구멍에 빨려 들 듯했던 감각이란…….
황홀감을 더 느껴 보라는 듯, 차은수가 우연인 척 또 한 번 입 안의 액체를 삼켰다. 부드럽고 축축한 구강이 확 수축했다. 차은혁은 사정감을 참으며 목을 울렸다.
뜨거운 눈길이 차은수의 낯을 핥았다.
동생은 그 반응의 연유를 이제 눈치챈 듯했다. 눈꺼풀을 파르르 떨더니…… 곧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거근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투명한 액체를 목 안으로 넘길 때마다, 보기 좋게 튀어나온 그의 목울대가 요동했다. 미끈한 점막과 부푼 좆이 마찰하며 나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차은혁은 차은수의 얼굴에서 손을 뗐다. 저도 모르게 작은 머리를 틀어쥐고 제 샅에 파묻어 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악문 잇새로 사납게 호흡하며, 동생이 주는 성감에 취했다.
“읏, 큭……!”
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듯한 감각이 몰려들었다. 차은혁은 황급히 차은수의 입에서 좆을 빼내었다. 젖은 기둥이 척척한 소리를 퍼뜨리며 빠져나갔다.
그는 한 손으로 성기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차은수의 뒤통수를 잡아 고정했다. 그러고는, 자유로워진 입을 다문 동생에게 명령했다.
“눈 감아.”
“……!”
질끈 눈을 감은 차은수의 얼굴에 좆이 겨누어졌다. 짙은 색의 사출액이 울컥대며 내뿜어졌다.
차은수는 미끌미끌하게 젖어 가는 얼굴을 느끼며 생각했다. 우리 형 키워드에는 왜 얼굴에 싸지르는 게 없는 걸까.
물론 S급들이 선호하는 섹스 판타지는 키워드로 나열되었던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키워드는 그들이 가장 만족하는 상황을 표시한 대표적인 단어였다. 그 외에도 각자 추가적으로 즐기거나 서로 겹치는 행위들이 분명 존재했다.
‘거울’은 주청경의 선호 키워드인데, 이번에 변태스러운 거울 방에다 나를 가둔 쪽은 장희강이기도 했고.
……생각해 보니 다행이었다. 며칠 내리 장희강의 키워드대로 굴렀더라면, 과장이 아니라 진짜 즐기다 죽었을 거다. 피를 보지 않고도 충분히 강렬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차은수는 아쉬움과 안도를 동시에 느꼈다.
“후우…….”
사정을 마친 차은혁은 육체의 변화를 느꼈다. 진통제라도 맞은 것처럼 고통의 일부가 가신다.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달콤한 감각이었다.
숨죽이고 있던 파장이 기뻐 날뛰는 것도 잠시.
이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듯, 완벽한 가이딩을 요하는 갈증과 육욕이 뒤섞여 맹렬하게 솟구쳤다.
호흡을 고르며 차은수를 응시했다. 힘든 일을 겪은 탓에 가련함이 더해진 얼굴이 제 정액을 뒤집어쓴 모습은…… 보호 본능을 자극하면서도, 발정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었다. 방금 싼 좆이 다시금 힘을 얻었다.
차은혁은 흠뻑 적셔진 차은수의 입술을 매만졌다. 그리고 좆물을 얼굴로 받아 냈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운 것인지, 차마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그를 나직이 불렀다.
“차은수.”
“…….”
하얀 눈꺼풀이 올라갔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눈동자가 잘게 떨리며 그를 마주 보았다.
이 시선도 묶어 둘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비틀린 욕심이 속삭였다.
차은혁은 정액을 닦아 주기라도 하듯 차은수의 눈 밑을 쓸다가, 불쑥 허리를 숙였다. 그대로 마른 몸을 안아 들고서 침대가 있는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하늘거리는 푸른 천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
그는 푹신한 침대에 차은수를 눕히며 하얀 목을 짓씹었다.
“아흣! 형…….”
여린 피부가 금세 달아올랐다. 병 주고 약 주듯 혀끝으로 쓸어 올리자, 야릇한 자극에 차은수가 움찔거렸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জীয়াই থাকিব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