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청경이 나에게 먹인 약의 효과는 지속 시간이 지나치게 길었다. 거기에 부가 퀘스트 보상까지 겹치면서 내게는 한 올의 이성도 남지 않았다.
같은 남자의 좆이 이렇게 기분 좋을 수가 있나. 좆을 넣기보다, 좆에 박히고 싶은 게 내 성향이라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런 플레이도 좋다니.
“흑, 읏……!”
뒤로 쭉 뺀 엉덩이 사이로 거근이 드나들었다. 안쪽을 그득 채운 정액이 삐져나오면서 부글거리며 거품이 끓었다. 나는 소파를 짚은 채로 주청경의 좆질을 받아들이며 마구 흔들렸다. 얼룩덜룩하게 젖은 치맛단 역시 속수무책으로 팔랑였다.
무아지경으로 몸을 섞다가 기절한 뒤 깨어나니, 나는 지금처럼 원피스를 입은 상태였다. 솔직히 색다른 느낌에 흥분이 배가되는 기분이었다.
“은수 씨.”
욕정에 물든 부름이 지척에서 울렸다. 습한 혀가 귓가를 끈적하게 핥아 왔다.
“먹어 대는 꼴 보니까, 윽, 좆이, 맛있나 보네.”
“아아, 아!”
……광기마저 내비치며 끝도 없이 박아 오는 주청경이나, 계속 모자라다는 듯 그의 성기를 품는 나나. 이 미친 섹스에 질린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마, 맛있어, 엇.”
흐늘거리는 혀를 겨우 움직여 뒤늦게 응수했다. 그러자 잘했다는 듯 원피스 속으로 들어온 손이 내 물건을 틀어쥐었다.
“흐아앗!”
몸속을 헤집는 동작과는 달리, 성기를 자극하는 손놀림은 부드러웠다. 앞뒤에서 밀려오는 쾌감에 나는 거의 우짖으며 고개를 젖혔다.
“아으, 후으읏!”
소파를 짚은 팔이 휘청이다가 꺾였다. 푹 고꾸라지려던 내 상체를 주청경이 팔뚝으로 감싸 안아 지탱했다.
퍽퍽, 퍽! 엉덩잇살을 터뜨릴 기세로 묵직한 고환이 치받아 왔다. 여린 장기를 사납게 범하는 음경이 매섭게 부풀었다. 뭔가를 심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울퉁불퉁한 좆이 주는 감각이란. 도통 적응이 되지 않았다.
“큿……!”
“……!”
입을 벌리며 주청경의 팔을 꽈악 붙잡았다. 터무니없이 깊숙한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주청경은 내 안에 탐욕적으로 귀두를 파묻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욱…….”
작게 헛구역질이 나왔다. 주청경이 중간중간 내 안에 싸지른 정액을 빼 주지 않고, 그 상태로 몇 번이고 계속했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번식기의 짐승 같은 행태였다.
“하아…….”
주청경은 달구어진 숨을 내쉬며 뺨을 맞대어 왔다.
“벌써 입덧이라도 합니까?”
제 씨물로 포화 상태가 되어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묻는다. 남자한테 임신시키겠다느니 뭐라느니, 본인 또한 터무니없는 이야기임을 알 텐데 잘도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 허황한 지껄임에 수치심은커녕 흥분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흐으, 으.”
숨을 몰아쉬자 내 밑구멍이 움찔거렸다. 주청경은 나직하게 목을 울렸다. 당당히 안쪽을 차지하고 있던 대물이 다시금 딱딱해지는 것 같았다.
혹사당한 밀부에서 양물이 느릿하게 빠져나갔다. 말도 안 되게 굵고 커다란 그것이 내벽을 주욱 긁으면서 퇴장하자, 마개를 잃은 병처럼 뻥 뚫린 구멍에서 백탁액이 잔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점성이 있는 뜨뜻한 액체가 다리 사이를 타고 흐르는 감촉에 바르르 허리가 떨렸다.
내 몸을 돌려 마주 본 자세로 들어 올린 주청경이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곧 침대에 앉았다. 그의 위에 주저앉듯 자리하게 된 나는 다가오는 입술에 눈을 감았다.
“으응…….”
“음…….”
혀와 혀가 섞이면서 나는 물기 어린 소리가 퍼졌다. 단단하게 힘이 들어간 혀끝이 연약한 점막을 쓸거나 간지럽히며 탐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하체를 좌우로 움직이며 주청경의 물건을 자극했다. 주청경이 잠깐 멈칫했다. 좆대가 부푸는 것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우읍.”
혀 놀림이 사나워진다. 척척한 좆과 회음부가 비벼지며 쿨쩍거리는 소리도 빨라졌다. 과할 정도로 관계를 가져 놓고도 유사 성행위를 하다니. 조금 우스운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칠 때였다.
뜨겁게 열이 오른 커다란 손이 내 골반을 잡고 들어 올렸다. 자연스레 귀두가 엉덩이 틈을 가르며 파고들었다.
동시에 강제적인 손길이 나를 다시 내려 앉혔다.
“……! 흐으윽!”
거대한 육봉이 열심히 오므라들던 구멍을 비웃기라도 하듯 쳐들어왔다. 나는 주청경의 흉근을 짚고 부들부들 떨었다.
“움직여 봐요.”
그가 잠긴 목소리로 요구했다. 망설이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토록 깊게 결합한 상태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건…….
“……슬슬 약효가 떨어지나.”
머뭇거리는 기색을 읽어 낸 주청경이 중얼거렸다. 시선을 올렸다. 눈을 멍하니 깜빡이는 내 얼굴을 훑어본 그가 입꼬리를 올렸다.
“으응……!”
주청경이 은근하게 허리를 돌렸다. 절로 신음이 흘러나오며 구멍에 힘이 들어갔다.
나를 안달 나게 하는 동작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안쪽을 느리게 휘젓는 남근이 얼마나 거칠게 움직여 댔는지를 기억하는 내 신체는 점차 그 순간을 바라며 흥분감에 젖어 갔다.
감히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하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 나는 어느새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우읏, 흣.”
처음에는 주청경의 허릿짓에 맞추어 엉덩이를 놀리다가, 그가 멈춘 이후에도 알아서 허리를 돌리며 쾌감을 찾았다. 입까지 살짝 벌린 채로 집중한 내 얼굴을 뜨거운 눈길이 핥았다. 그러다 가끔 입술을 음탕하게 빨거나 물어 왔다.
“잘하네.”
주청경이 기특하다는 어조로 칭찬했다. 그렇다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아니었다. 육욕에 장악된 눈은 번들거렸고, 내 몸을 틀어쥔 악력도 계속해서 강해졌다. 몇 번이나 씨물을 토한 좆은 내 안쪽에서 자꾸만 크기를 키워 가는 중이었다.
금방이라도 제멋대로 양물을 쳐올리며 폭력적으로 돌변할 것 같은 모습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성감을 고조시키는 데에 일조했다. 나는 주청경의 목에 양쪽 팔을 감고 점점 더 세차게 허리를 놀렸다.
체액에 젖은 접합 부위가 질퍽거렸다. 발가락이 곱아들고 전신에 힘이 들어간다. 주청경의 숨소리도 걷잡을 수 없이 거칠어져만 갔다.
“흐으읏, 아, 아!”
지쳤는데도 계속 달뜬 몸을 풀썩풀썩 위아래로 움직이길 한참. 절정이 머지않았을 때였다. 주청경이 욕설을 내뱉으며 물건을 퍼억 쳐올려 왔다.
“……!”
장기를 무자비하게 벌리고 파고든 느낌이 강렬했다. 끄읍, 제대로 터지지 못한 내 소리가 주청경과의 사이에서 맴돌았다.
움직이라고 했지, 참는다고는 안 했다. 주청경은 그 사실을 직접 몸으로 보여 주기 시작했다.
“흡, 흐, 큭.”
“아! 응, 흐앗!”
사나운 드릴링과도 같은 좆질에 시야가 속절없이 흔들렸다.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뜨겁게 열이 오른 얼굴로, 난폭하게 밀어닥치는 쾌락을 받아들였다.
“읍, 웃……!”
정액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눈앞이 번쩍이며 온몸이 빳빳하게 굳었다. 부르르 떨리는 내 안쪽이 육봉을 씹어 먹었다. 주청경은 내가 드라이로 갔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아래쪽을 흘끗했다.
“하아, 씨발……. 야해 빠져서는…….”
은수 씨 때문에 자지가 죽지를 않잖아요. 음란하게 속삭이더니 내 목덜미를 잘근거린다.
퍽퍽퍽! 힘 좋은 에스퍼는 앉은 자세로도 상대를 잘도 꿰뚫어 왔다. 나는 거세게 튕겼다가 내려앉기를 반복하면서, 흐끅거리며 울었다.
오르가슴을 느끼자마자 극점을 찔려 대는 건, 끔찍하게 황홀하면서도 괴로운 일이었다.
좋아……. 너무 좋은데 이제는 정말 한계라고. 더는 스스로 무언가를 할 기력이 없었다.
……얼마나 붙어먹은 거지.
앞서 씻기도 했고, 식사 또한 했지만, 그 두 가지마저 섹스와 병행했기 때문에 쉬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주청경이 예고했던 대로 정말 구멍이 헐어 버린 게 아닐까.
“흐윽! 아!”
몸이 빙글 돌아갔다. 주청경은 침대에 누운 나를 찍어 누르며 집착적으로 하체를 치받아 왔다.
그의 사출액으로 하얗게 젖은 성기가 구멍을 드나들 때마다 찌걱거렸다. 선정적인 소리는 주청경의 사타구니와 내 아래가 급박하게 부딪히며 나는 마찰음에 조화롭게 섞여 들었다.
주청경은 고개를 숙이며 상체 또한 밀착해 왔다. 주청경의 낯은 오로지 열락의 정점을 향해 달리는 이의 것이었다. 흐릿한 내 시야마저 그에게 점령되었다.
두 입술이 익숙하게 교접했다.
“흐읏, 응.”
주청경의 혀는 흥분한 좆처럼 내 입 안에서 양껏 날뛰었다.
오감이 주청경에게 절여진 나는, 깊고 은밀한 부위를 꼼짝없이 내어 주어야만 했다. 내가 흘리는 비음조차 뚝뚝 끊겼다.
“읍……!”
“으음.”
포악하게 쑤셔 박으며 들어온 귀두가 결장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그대로 씨물을 퍼뜨린다.
이 감각은 몇 번을 겪어도 소름 끼칠 만큼 이상야릇했다.
눈물이 고였다. 닿아서는 안 될 곳까지 한껏 범해진 기분이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열기로 붉어진 채 할딱거렸다. 그런 내 숨을 먹어 치우듯 농밀한 키스를 이어 가던 주청경이 츄읍, 질척한 소리를 흘리며 입술을 떼었다.
“하…….”
그에게서 만족스러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잠시 눈꺼풀을 닫고, 오직 자신의 정액으로 가득한 내부를 음미한다.
반대로 나는 지칠 대로 지쳐 늘어져 있을 뿐이었다.
“흐으……. 윽, 흑.”
내 안에서 맥동하는 거근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힘겹게 호흡하자 다시 눈을 뜬 주청경이 그런 나를 내려다보았다.
오연한 얼굴에 묘한 감정이 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