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도 그렇고, 심태성도 그렇고. 참 매너 있다. 늦게라도 거부할 기회를 주고 말이다.
물론 나는 코웃음을 삼켰다.
겨우 먹게 됐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겠냐고.
“흐으, 아……!”
고개를 마구 저으며 심태성의 머리를 붙잡았다. 심태성은 나를 눕힌 채 내 좆을 입에 머금고서 괴롭히는 중이었다.
언제 좌석을 완전히 젖혔는지, 실내등을 켰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차피 중요한 사실은 그게 아니다. 지금 내 쾌감을 남이 선사해 주고 있다는 점이지.
감개무량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으읏!”
참기 힘든 느낌에 저절로 허리가 들썩였다. 다리를 배배 꼬고 싶은데 그 사이에 심태성의 얼굴이 자리 잡고 있어서 불가능했다.
금욕이 길었던 탓도 있지만, 전생보다 훨씬 더 예민하게 타고난 내 몸은 약간의 자극도 크게 느꼈다. 그러니 당연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시발, 너무 느껴서 어쩔 줄 모를 수밖에 없었다.
심태성은 그런 내 모습이 만족스러운 것인지, 제 입 안에서 나를 실컷 농락했다.
“아아, 나, 나올 것 같, 앗!”
“…….”
아래에서 열기 가득한 사내의 눈이 나를 쳐다보았다. 내 반응 하나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지독한 독점욕과 정욕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아, 미친…….
소름이 돋으면서 흥분이 울컥 솟구쳤다.
입이 조그맣게 벌어졌다.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며 심태성의 얼굴을 한껏 조였다. 실로 오래간만의 사출이었다.
심태성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내 것을 뱉기는커녕 정액이 나오는 대로 받아 삼켰다. 신기하리만치 일말의 거부감도 없어 보였다.
거침없는 목울대의 움직임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그러잖아도 절정에 이르러 쿵쾅거리는 심장이 더욱 미친 듯이 뛰어댔다.
“하아, 하. 경호원, 님…….”
달아오른 얼굴로 심태성을 불렀다. 그에 화답하듯 비로소 입을 열어 성기를 놓아준다. 이어 내 한쪽 허벅지를 잇자국이 나게 물더니, 어깨에 걸치고 있던 두 다리도 내려 주었다.
“으응.”
그렇다고 방심하진 말라는 양 습한 입술로 아랫배를 문질거렸다. 꼭 그 안으로 자신이 들어갈 것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기대감에 전율이 흘렀다.
……엉망으로 몰아붙여 줬으면.
그 흔적들을 보고, 형이 미쳐 날뛸 수 있게.
주저 없이 나를 범할 수 있도록.
“도련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내 위로 장신을 기울인 심태성이 고개를 숙였다. 귓불을 끈적하게 핥으며 청각을 자극하다가, 이내 어깨를 꽤 아프게 베어 문다. 언제든 내 목을 딸 수 있는 짐승에게 몸을 맡긴 기분이었다.
찌릿찌릿한 느낌에 허리를 떨며, 살며시 심태성의 가슴께를 짚었다. 탄탄하면서도 묘하게 푹신한 게……. 형과는 다른 느낌으로 훌륭했다. 하의를 벗고 있는 나와 달리 그는 아까 상의를 탈의한 터라 느껴지는 적나라한 감촉이 끝내줬다.
손바닥에 힘을 가하며 심태성을 밀었다.
그가 순순히 물러나며 상체를 뒤로 기댔다. 이제 와서 내가 그만두려는 기색은 아닌 것 같으니, 무얼 하려나 싶어 따라 준 눈치였다.
나는 무릎을 꿇고 심태성의 가슴을 누른 채 그를 내려다보았다. 민망하지만 해낼 수 있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도 해 드릴게요.”
“……!”
“처음이라 잘은 못하겠지만…….”
나만 받는 건 불공평하다. 애당초 내가 나서서 가이딩해 주겠다고 해서 시작된 일인데.
뭣보다 솔직히, 그냥 존나 빨고 싶었다.
이제는 흉물스러울 정도로 부풀어 오른 저 바지 앞섶의 내용물을.
혹시 내 얘기에 반응해서 더 커진 건가.
“처음……이십니까?”
“……네?”
무슨 의미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심태성이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형과 내가 가이딩을 위해 섹스까지는 안 갔어도 유사 성행위는 했으리라 여겼을 테니까. 그런데 그조차 하지 않았음을 깨닫도록, 이쪽에서 넌지시 깨우쳐 준 것이었다.
억울하잖아. 진짜 키스 정도만 했는데.
뭐, 이렇게 말하는 편이 사내로서의 욕망을 더욱더 지피는 기폭제도 될 테고.
“…….”
아니나 다를까.
이윽고 심태성은 굉장히 불이 붙은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다. 숨길 수 없는 환희와 흡족함, 당장 나를 안아야겠다는 성급함이 폭발 직전의 활화산처럼 이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 첫 펠라도 포기할 수 없는 모양이다. 말없이 손을 내려 자신의 버클을 풀고 지퍼를 연다. 바지와 드로즈가 차례로 벗어 던져졌다.
수납된 채로도 자기주장을 강하게 펼치던 물건이 해방되었다. 투웅 튀어나온 그것에, 하마터면 내 눈도 튀어나올 뻔했다.
뭐야.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이런 사이즈가 있다고?
물론 심태성이 거구이기는 하다만, 신체에 걸맞다 못해 그래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싶은 비현실적인 크기였다.
입에 다 들어갈 수나 있을까?
밑에는……?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넘기고 말았다. 두려움과 설렘이 뒤죽박죽되어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다.
일단 해 보자.
속으로 심호흡을 하며 팔을 뻗었다. 거대한 남근을 감싸 쥐자, 벌써 그것만으로도 자극을 받은 듯 심태성의 복근이 움찔거렸다.
허리를 숙이고 혀를 내밀어 귀두를 할짝거렸다. 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어 끄트머리부터 삼키기 시작했다. 딱딱한 대물이 흥분한 사내의 살 내음을 풍기며 입 안으로 들어온다.
“후우…….”
내가 하는 모양새를 주시하던 심태성이 긴 숨을 내쉬었다. 흉근이 근사하게 꿀렁거렸다. 성감을 영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었다.
“음, 흐읍…….”
그가 나를 감상하듯 나 역시 그의 반응을 즐기며 조금씩 고개를 들이밀었다. 점차 깊게 들어오는 물건이 빠듯하게 입 안을 채웠다. 워낙 커다란지라 약간만 꺼떡거려도 내 구강 전체를 유영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입가가 살짝 찢어졌다 싶은 순간에서야 전진을 멈추었다. 그것도 다 넣지 못한 채로.
죽인다, 시발. 존나 커.
속으로 충격과 행복에 찬 욕설을 중얼거릴 때였다.
심태성의 거친 손바닥이 내 볼을 쓸었다. 자신의 것을 품느라 불룩하게 튀어나온 모습이 마음에 든 듯하다.
버거운 기색이 역력한 낯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눈을 깜빡였다.
“우으음…….”
일부러 더 꼴리도록 비음을 흘리면서 은근슬쩍 고환도 매만져 주었다. 와, 씨. 불알도 크다. 실은 심태성이 인외의 존재라고 해도 놀라지 않을 지경이었다.
위에서 들리는 숨소리가 급속도로 거칠어진다. 동시에 내 입 안에서 주인처럼 군림하던 성기에서 쿠퍼액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타액과 뒤섞여 물기가 더해졌다.
분명 비린데 맛있다.
내가 발정이 나긴 났나 봐.
깔려 있던 혀를 힘겹게 움직여 기둥을 더듬었다. 그러다가 입 안에 고인 액체가 흘러내리려고 해서 고개를 조금 젖혀 꼴깍 삼켰다.
“크읏.”
불쑥 조여드는 점막에 심태성이 악문 잇새로 신음했다.
눈동자를 위로 굴리자, 핏발이 선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어.
본격적으로 물건을 빨아 대려던 나는 섬뜩함을 느꼈다. 시야에 비치는 심태성은 여태 가늘게나마 유지하고 있던 인내심, 아니, 이성이 전부 날아가 버린 얼굴이었다.
지금껏 내 볼을 쥐고 있던 손이 스르르 이동하더니, 뒷머리를 제 샅 쪽으로 꾸욱 누른다.
“……! 욱! 흐웁!”
목젖까지 닿을 기세로 들어오는 좆에 헛구역질이 나왔다. 눈을 크게 뜨며 심태성의 단단한 다리를 부여잡았다.
그대로 심태성이 허리를 쳐올렸다. 미끌미끌한 좆대가리가 연구개를 지나, 기어코 그 너머까지 비집고 들어섰다.
“우욱, 응, 하읍, 컥……!”
세찬 허릿짓이 반복되었다. 속도까지 점점 빨라지더니, 나중에 가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푹푹 목구멍을 드나든다. 나는 무력하게 입을 내어 준 채 앞뒤로 흔들렸다.
토기는 둘째 치고 코로 숨을 쉬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심태성의 까슬한 음모가 방해한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었다. 도망치지 못하게끔 뒤통수를 잡고 있는 손아귀 때문에.
이왕이면 머리카락도 한 움큼 거칠게 움켜쥐어 주면 좋겠는데……. 적당히 가학적인 행위를 바라는 욕망이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흐으읍, 우응.”
젖은 물건이 마찰열에 뜨거워진 입 속을 오갈 때마다 질걱대며 음란한 소리를 퍼뜨렸다. 거기에 틀어막힌 내 목소리, 심태성의 흐트러진 호흡이 가해지면서 차내 온도가 후끈하게 높아졌다.
생리적인 눈물이 끊임없이 맺히고 흐른다.
산소 부족과 가이딩의 콜라보로 정신 또한 혼미해져만 갔다. 반사적으로 근육이 들어찬 심태성의 허벅다리에 손톱을 세워 박았으나,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다.
고삐 풀린 에스퍼를 막을 도리가 전혀 없었다.
그 사실이, 아주 기꺼웠다.
“윽……!”
그래도 역시 윗구멍보다는 아랫구멍이 얼른 쑤셔지고 싶은 마음에, 실수인 척 이를 세워 흉기나 다름없는 성기를 잘근 물었다. 그랬더니 아파서 불쾌해하기는커녕 부피를 더 키운다.
S급 에스퍼는……. 좆도 엄청나게 튼튼했다.
이후로도 몇 차례 그렇게 자극하자, 머지않아 사정감이 몰려오는지 심태성이 스퍼트를 올렸다. 빠르게 허리를 털며 뜨거운 눈길로 나를 훑는다.
단추가 모조리 풀린 채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있는 셔츠, 발가벗은 하체, 눈물에 흠뻑 적셔진 얼굴을 하고서 제 좆질을 입으로 버겁게 받아 내는 내 모습을.
심태성이 우뚝 멈추었다.
곧 입 안 가득, 사내의 정액이 울컥거리며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