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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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범벅인 얼굴로 형을 바라보았다.
말해. 형이 이번엔 완전히 이성을 잃었었다고. 너무 흥분했던 나머지 성욕에 휩쓸려서, 가이딩이 끝난 직후에도 실수했다고.
그래야 내가 바보처럼 형을 포용해 주는 그림이 완성되지. 가이딩이 성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그럴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내가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띠링!

[공통 키워드, ‘다섯 시간 이상’을 완료했습니다.][차은혁의 성적 판타지 실현에 성공했습니다.][보상이 적용됩니다.]

망할.
하필 지금 그 시간이 다 됐다고……?
“……!”
과장을 조금도 보태지 않고, 맞닿은 피부에서부터 전류가 흐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접합부에서도 말도 안 되게 황홀한 열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입 안이 마를 정도로 강렬한 성감이었다.
그리고 그건 형도 마찬가지일 터였다.
침묵을 지키던 형의 흑안이 점점 짙어졌다.
“……차은수.”
“…….”
“에스퍼한테 정말 필요한 건 가이딩이 아니야.”
내 골반을 움켜쥔 커다란 손에도 아플 정도로 악력이 들어가,
“가이드지.”
“……! 안……!”
지체 없이 아래로 끌어 내린다.
귀두부터 뿌리까지, 미끌거리는 좆이 순식간에 구멍을 뚫고 푸우욱 들어왔다.
일순 숨을 멈추었다.
……미쳤어.
이건 너무…….
“크윽.”
“아아아……!”
완전히 넋이 나가 버린 내 시야에, 이를 빠드득 물며 눈가를 잘게 떠는 형의 모습이 들어찼다.
비정상적으로 폭발하는 성감을 의문스럽게 여길 만도 한데……. 형은 오히려 이를 당연하게 여기며 기회로 삼았다.
“흐아, 아!”
허물어지려는 내 상체를 꽉 붙들고는 고개를 내린다.
뾰족하게 곤두선 유두에 습한 혀가 닿았다. 척척하게 핥아 오며 젖꼭지를 위아래로 굴리더니, 이내 딱딱한 치아가 질컹 물어 왔다.
“하으응!”
아, 좋아…….
별수 없이 쾌락에 들떠 전신이 파르르 떨렸다.
성난 좆을 품고 있던 아랫구멍에 힘이 들어가는 것도 당연했다.
“하…….”
더운 숨을 내쉰 형이, 이제는 내 가슴을 음탕하게 빨아 대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정점을 벗어나 그 주위의 판판하고 여린 살까지 한 입씩 깨물어 보기도 하면서.
찌르르 쾌감이 울렸다. 형의 뒤로 쭉 뻗어져 나간 내 다리가 움칠거렸다. 발가락이 곱아들 만큼 감질나는 느낌이었다.
이대로라면 유두만으로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두지는 않을 셈인지, 나를 끌어안고 있던 양손 중 하나가 스르르 내려가 엉덩잇살을 꽉 쥐어 왔다.
거칠기 짝이 없는 손놀림이 주는 압박감마저 열락을 안겨 온다.
“흐으응…….”
나도 모르게 보채듯 엉덩이를 들썩였다.
빨리…….
빨리 엉망으로 쑤셔 줘.
속마음은 듣지 못했겠지만 어쨌거나 내 반응에, 안쪽을 꽉 채우고 있던 대물이 더욱 부피를 키웠다. 그 어마어마한 존재감에 신음을 흘렸을 때였다.
참지 못하겠다는 양, 아니, 참을 이유가 없다는 듯 형이 하체를 퍽 쳐올렸다.
“아하악! 흐앗!”
머릿속에 섬광이 번쩍였다.
나는 거의 두 눈을 까뒤집으며 허리를 비틀었다.
오줌이라도 지릴 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형은 내 사정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 성기를 끄트머리까지 물렸다가, 폭력적으로 다시 꿰뚫어 왔다.
“하앗! 응, 흐읏!”
“흡, 흡, 큿.”
“히윽, 읍, 우욱!”
울퉁불퉁하게 화가 잔뜩 난 좆기둥이 지나치게 깊이 치고 올라온다. 그것을 입 밖으로 토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뜨거워.
온몸이 예민하게 달아올라 화상이라도 입은 듯하다. 귓속은 윙윙거리고 생각이란 게 모두 사라졌다.
철퍽철퍽! 형의 포악한 움직임에 휩쓸리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세차게 마찰된 수면이 일그러지며 사방팔방으로 물이 튀었다. 하지만 온 신경이 배 속에 쏠려, 그런 것은 이제 거슬리지도 않았다.
질척한 입술이 목선을 타고 지분거리며 올라왔다.
“은수, 후, 은수야.”
“흐응! 우으응!”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답이라도 한 것 같은 교성이 흘러나왔다. 이어 고개를 휘저으며 되는대로 말을 내뱉었다.
“깊, 아흐윽! 어, 엇, 하앗!”
욕실이라 웅웅거리며 울리는 목소리가 음란한 분위기를 양껏 부추긴다. 형이 내 귓가에 대고 흘리는 낮은 신음, 촤륵촤륵 욕조 밖으로 새어 나가 쏟아지는 물소리 역시도.
문밖에 누군가 있다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단박에 눈치챌 수밖에 없을 터다.
“하읍……!”
입술이 삼켜졌다. 부르튼 그것이 휴식을 취할 새도 없이 점령당해, 두꺼운 혀가 내 목젖까지 파고들 기세로 침범해 온다. 위와 아래가 모두 형으로 가득 찼다. 야릇한 촉감에 비음을 흘리며 형의 혀를 받아들였다.
아.
미칠 것 같아.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아앗!”
마구 발버둥을 치면서 형의 어깨를 꼭 잡았다.
더 이상 나올 액도 없을 내 좆이 수중에서 안쓰럽게 바르르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있는 힘 없는 힘 다 쥐어짜 양쪽 다리로 형의 허리를 조이며 절정에 이르렀다.
시발.
존나 끝내줬다.
발갛게 익은 얼굴로 숨이 차 흐윽거렸다. 그런 나를 집어삼킬 듯 지켜보면서, 형은 끊임없이 좆질을 해 댔다.
“흐으, 나, 방금, 갔는……!”
“훅, 후우, 훅.”
촤악촤악! 더 험해질 수 없다고 여긴 허릿짓이 커졌다. 나는 입을 벙긋거리며 어떤 소리조차 흘리지 못했다. 들어와서는 안 될 장기까지 무자비하게 뚫리는 감각은, 그마저 극대화된 쾌감의 일부가 되어 나를 고문했다.
형이 교미에 정신이 나간 짐승처럼 무서운 기세로 들이박으며 나를 쓰러뜨렸다. 뒤통수가 욕조 끝 벽에 부딪히기 전에 너른 손바닥이 감싸 왔다.
“아아……! 하으, 앗!”
형의 양 옆구리에 걸쳐진 다리가 무력하게 달랑달랑 흔들렸다. 몽롱한 얼굴로 혀를 빼물고 허공을 보았다. 그러자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내 턱을 잡아채 자신을 바라보게 만든다.
꼼짝없이 시선이 마주쳤다. 내 발개진 입술과 짓무른 눈 밑을 진득한 흑안이 샅샅이 담아내었다.
“큽……!”
머지않아 형은 반듯한 이마를 찌푸리며 이를 악물었다.
보기 좋게 모양 잡힌 전신의 근육들이 불뚝 서며 긴장했다. 물과 땀에 적셔진 몸이 환상적으로 반질거렸다. 내 안에 또다시 싸지르기 위해 바짝 긴장한 남근이 세차게 박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
그러잖아도 여태 혹박하리만치 푹푹 쑤셔 박던 그것을, 형은 호흡마저 멈춘 채로 거세게 욱여넣었다.
제 짝에게 씨물을 퍼뜨리기 위해서.
“아, 아…….”
못질을 당하듯 격렬하게 들썩이던 나는, 내벽에서 그득 부푼 좆의 사출 또한 그대로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몸속 아주 깊숙한 부위에 왈칵대며 퍼지는 뜨뜻한 감촉이 이젠 조금 익숙하다.
자르르 몸을 떨며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과도한 쾌락에 정신이 나가 멍해진 표정으로.
그런 모습조차 꼴렸는지, 형이 내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재차 입술을 빨아 왔다. 축축한 입술이 비벼지며 나는 소리가 야하게 고막을 진동시켰다.
“우응, 음.”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며 자극해 오더니, 마지막으로 내 코끝에도 입을 맞춘다. 여러 의미의 애욕이 드러나는 행위였다. 그에 힘든 와중에도 흡족함이 차올랐다. 절대적인 애정을 받는다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반쯤 기절한 내게서 형이 빠져나갔다. 갈비뼈에 가까운 부근에서부터 정액이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건 몹시 지쳐 파업을 외치고 있는 밑구멍을 타고 나와 물속으로 곧장 퍼졌다. 형이 한참 전에 쌌던 것들도 함께 말이다.
점차 물의 색이 탁해진다. 형이 나를 들어 올린 채 욕조를 빠져나갔다. 식기는커녕 우리 형제의 발정열에 뜨거워진 물이 촤아악 형과 내게서 흘러내렸다.
욕조 물, 다시 받으려는 거겠지.
나는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표현 그대로 광기의 이틀이었다고 생각하며 완전히 의식을 놓으려던 찰나였다.
“읏…….”
몸이 휙 돌려지는 감각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면대를 마주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세면대와 붙어 있는 널찍한 거울을. 우뚝 선 형에게 인형처럼 안긴 채.
“……형?”
형이 내 다리를 개구리처럼 쫙 벌렸다. 그러고는 대체 뭘 했다고 또 고개를 끄떡거리고 있는 자신의 좆대가리를 내 엉덩이 사이로 거침없이 맞춘다.
미친.
아니지……?
안색이 창백해졌다.
“형……. 그, 그만,”
“잘 봐.”
내 관자놀이에 짧게 키스한 형은 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널 어떻게 갖는지.”
나는 그 상태로 굳었다.
……그러니까, 네가 몸을 섞는 상대가 누구인지 보라는 뜻이었다.
지금에서야 형이 내 예상보다도 더 눈이 돌아갔음을 깨달았다.
“……!”
기어코 우람한 귀두가 밑구멍을 푸욱 파고들었다.
삽입 자체는 몇 번이고 행해졌던 터라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지만, 나는 전기 충격이라도 받은 양 눈을 부릅뜬 채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게 남은 체력은 바람 앞의 촛불이었고, 그렇게 지쳤는데도 몸은 엄청나게 예민한 데다가, 형과 맞닿으면 생과 사를 오가는 느낌으로다가 섹스하게 될 테니까.
“흐아앗!”
뒤늦게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성을 질렀다. 생리적인 눈물이 순식간에 가득 고여 주르륵 흘러내렸다.
“차은수.”
단단한 손가락들이 내 얼굴을 틀어쥔다.
흥분에 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속삭여 왔다.
“앞에 봐야지.”

জীয়াই থাকিব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