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힌 팔이 바르작거리고, 도톰한 입술이 무언가 말할 듯 움직였다. 주청경은 순순히 팔을 놓아주었다.
차은수의 손이 스르르 내려가 배꼽 위쪽에 얹혔다.
“더…….”
“…….”
“흐읏, 더 깊이…….”
발정열로 차오른 눈물에 눈동자가 일렁거린다. 무슨 의미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주청경은 평소 즐겨 쓰지 않던 욕설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아랫도리가 아플 정도로 뻐근했다.
천천히 빼낸 귀두로 입구를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제대로 말해 보세요.”
“으응.”
“내 자지, 어디까지 넣어 달라고?”
차은수가 혼몽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면서도 제어할 생각을 못하는 눈치였다. 약효에 급속도로 이성이 침식된 것이다.
스스로의 복부에 올려져 있던 하얀 손가락이 꼼지락거렸다.
“여, 기……잇!”
푸욱!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 구멍을 강하게 꿰뚫고 쳐들어온 남근이 순식간에 체내를 장악했다. 흐읍, 숨을 들이켠 청년의 허리가 한껏 위로 튕겨 올랐다. 전신에 힘이 들어가며 뜨거운 육벽이 좆대를 꽈아악 물었다.
“흐…….”
주청경 역시 황홀경에 빠진 얼굴로 그것을 즐겼다. 평생 이대로 살고 싶을 만큼, 굉장한 감각이었다.
“아악, 아……!”
차은수는 공격당한 동물처럼 애처로이 끊긴 비명을 터뜨렸다. 결장을 파고든 좆대가리에 큰 충격이라도 받은 양 벌벌 떠는 모습이었다. 주청경이 허리를 숙여 뜨거워진 얼굴 이곳저곳에 가벼운 입맞춤을 퍼부었다.
흉기 같은 심지가 내부에 들어찬 상태로 사방을 휘저었다. 습하고 폭신한 안쪽이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침입물에 들쑤셔지며 놀란 듯 부르르 진동했다.
“하아, 씹. 잘라먹겠네.”
“아, 아…….”
“당분간……. 좆물 토할 각오 하세요.”
주청경이 가이드의 입술을 제 입술로 짓누르며 말했다. 그리고 상체를 똑바로 곧추세웠다.
한계치까지 늘어난 구멍 밖으로 거대한 양물이 쑤욱 빠져나왔다. 이어 그 속도와는 상반되게, 아주 빠른 속도로 퍽 쳐들어갔다.
밭은 숨을 내쉬던 청년의 나신이 일순 세차게 흔들렸다.
“하아앗!”
희락을 여실히 드러내는 교성이 터져 나왔다. 늘씬한 다리가 주청경의 목을 꽉 조였다. 남자는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살결에 이를 박아 넣었다.
퍽퍽, 퍽퍽퍽! 규칙적이지 않되 지나치게 높은 속도로 박아 대는 소리가 실내를 울렸다. 당하는 대상이 도통 그 페이스를 따라갈 수 없는 야만스러운 좆질이었다. 가는 몸은 속수무책으로 미친 듯이 들썩였다.
“응, 으, 읍, 흐윽!”
차은수는 과도한 자극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입 안에 침이 고일 만큼 좋았다. 몸에 잔뜩 오른 열이 스스로도 느껴진다.
지금의 그에게 주청경은 더 이상 두렵고 끔찍한 에스퍼가 아니었다. 이 말도 안 되게 지독한 음욕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상대. 그런 존재에 불과했다.
멍하게 풀린 채로 색기가 흐르는 눈동자가 주청경을 내려다보았다. 흉포하게 하체를 흔들며 시선은 계속해서 자신에게 고정하고 있던 남자와 눈길이 바로 마주쳤다. 차은수는 그에게 손을 뻗었다.
닿고 싶다. 가능한 모든 부위의 살과 살을 맞대고, 서로의 체액을 교환하고 싶었다.
주청경은 그가 뭘 하려는지 지켜볼 심산으로 허리를 굽혀 주었다. 그러다가 곧 제 얼굴을 감싸는 손길에 멈칫했다. 심지어 당기는 힘을 따라 내려가니 촉촉한 입술이 츄읏, 진득하게 겹쳐 왔다.
“으음……. 후으응…….”
빨간 혀를 빼꼼 내밀어 달콤한 것을 먹듯이 입술을 핥고 머금어 온다.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안달이 나게 하는 키스였다.
주청경은 열기로 데워진 숨을 내쉬었다. 잠깐 멈추었던 허릿짓을 재개하며, 차은수의 윗구멍 역시 사납게 침범했다.
“으으읍! 흐응, 읍!”
작은 입을 가르고 들어온 혀가 입천장을 거칠게 문지른다. 차은수는 격렬한 추삽질에 온몸이 휩쓸리면서도, 그것을 사탕처럼 빨아 대기 시작했다.
단단한 손이 차은수의 뒤통수를 움켜쥐었다. 악력을 조절하느라 손등 위로 힘줄이 불거졌다.
츱, 츄웁. 질척한 교접음이 흘러나왔다. 발긋한 얼굴을 하고서는 위아래로 남자의 살기둥들을 받아 내고 있는 미청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야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여린 체내를 드나들던 육봉이 양껏 부풀었다. 그로 인해 극점이 뭉개진 어느 순간, 차은수는 높게 비음을 흘리며 허리를 힘껏 휘었다. 그가 절정에 이르려는 것을 알면서도, 주청경은 잡아먹을 듯한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우으으응!”
두 사람 사이에 눌려 있던 차은수의 성기가 맑은 액체를 터뜨렸다. 찰나 연갈색 눈동자가 까무룩 뒤로 넘어갔다.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쾌감을 느낀 주인의 육벽이 덜덜 떨렸다. 녹진녹진해진 그 밀부가 간헐적으로 남근을 터뜨릴 기세로 압박했다가 풀어 주기를 반복했다.
“큽……!”
주청경이 목울대를 울리며 급히 물건을 빼내었다가, 다시금 퍼억 들이박았다. 골이 울릴 만큼 전신이 크게 흔들린 차은수가 파드득 정신을 차렸다.
“으흐읍……!”
마찰열이 가해진 장기 속에 남자의 정액이 울컥거리며 쏟아졌다. 양물의 크기만큼이나 방대한 양이었다.
차은수는 그마저 성적인 자극으로 느끼는지 속눈썹을 가늘게 떨었다.
사정을 끝낸 이후에도 좆을 빼지 않은 주청경이 차은수의 두 다리만 제 어깨에서 내려 주었다. 차은수는 푹신한 침대에 맨다리가 안착하자 나른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몸속에 머무르고 있는 대물과, 또 한 번 이어진 입맞춤에 신경이 예민하게 쏠렸다.
아직 한참 부족했다.
……그리고 주청경은, 그보다 더했다.
“하으응. 으음.”
떨어지기 싫은 마음들이 합쳐지듯 두 혀가 진득하게 섞였다. 색정적인 소리가 청각을 지배했다. 하체가 움직이지 않아 입을 맞추는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래도…….
아래도 계속 해 줬으면 좋겠는데.
차은수는 몽롱하게 생각하며 밑구멍에 힘을 꾸욱 주었다. 주청경의 혀 놀림이 뚝 멈추었다. 끈적하게 입술을 빨고 놓아준 그가 성긴 숨결을 흘렸다.
“후…….”
불붙은 육욕에 휩싸인 낯이 청년을 내려다보았다.
“은수 씨.”
“흐읏…….”
“그렇게 안 보채도 돼요. 나도 충분히 급하거든.”
귓가에 입술을 붙이고 속삭인 주청경이 허리를 험하게 쳐올렸다. 작고 통통한 엉덩잇살이 매질을 당하듯 남자의 고간에 부딪히며 발갛게 달구어졌다.
수차례 사출된 씨물로 흥건히 채워진 내벽을 끊임없이 습격하는 좆이 하얗게 젖어 있었다. 언제 사정했냐는 양 매섭게 발기한 양물이 드나들 때마다, 찔꺽찔꺽 삐져나온 백탁액이 부글거리며 거품처럼 끓었다.
“흐앗! 우으, 하읏!”
매끈한 나체가 쾌락에 몸부림치며 진솔한 교성을 질렀다. 시각적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자극이 남자를 미치게 만들었다.
흥분감에 젖은 에스퍼의 눈이 번들거렸다.
“아응, 아……. 아흐아!”
청년은 스스로 다시 양쪽 다리를 들어 남자의 탄탄한 허리를 휘감았다. 나아가 이미 둔통까지 느껴질 만큼 난폭하게 쑤셔 박히면서도, 더 해 달라는 듯이 아래를 바짝 조이며 요분질을 해댔다.
가학성을 부추기는 모습에 주청경은 기꺼이 절제력을 내려 두며 포악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동시에 차은수의 귀와 목을 강하게 깨물며 내려가다가, 쇄골 중앙의 옴폭 파인 부분에 코를 파묻고 향긋한 살 내음을 들이켰다.
저한테는 다른 게 최음제가 아니었다. 제 가이드의 체향과 체액을 느낄 수 있는 한, 발정기라도 온 것 같은 이 현상은 쉬이 꺼지지 않을 터였다.
“후욱……. 큭.”
“으응, 흣.”
침대가 쉴 새 없이 출렁이도록 움직이던 주청경이 문득, 자신의 몸에 묻어 있던 투명한 무언가를 흘끗했다. 차은수가 분출한 액체였다.
“그렇게 좋았습니까?”
타오르는 성감에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탐욕스러운 혀끝이 핥아 왔다.
“흐으……!”
“네? 은수 씨.”
“조, 흐응, 좋아, 아.”
상기된 얼굴이 망가진 발음으로 더듬더듬 대꾸한다. 주청경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우리, 윽, 남자도 임신할 수 있나, 볼까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청년을 희롱하며 푸우욱, 보드랍고 축축한 장기를 짓찧는다.
“……! 그읏……!”
엄청난 이물감이 통각을, 그 통각이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부지불식간이었다. 차은수의 고개가 저절로 꺾였다. 수려한 이목구비는 색스럽게 일그러진 채였다. 주청경은 그의 갸름한 턱에 입을 맞추었다.
“여기.”
잠시 추삽질을 멈추고 차은수의 손을 잡아끌었다. 도착지는 아까 차은수가 얹었던 본인의 복부였다.
“이곳까지 넣어 달라고 했죠.”
“하으, 히끅.”
“매일 이 안이 가득 찰 정도로 싸 주면 혹시 모르겠네요.”
내 애를 배는 게 가능할지.
주청경의 뒷말이 귓속에서 웅웅거렸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호흡하던 차은수는, 또다시 이어지는 남자의 허릿짓에 온몸이 덜컹였다.
“아흑! 흐앗!”
손바닥에 닿은 스스로의 배가 대물을 받아들여 불룩 튀어나왔다가, 그것이 빠져나갈 때에는 쑥 꺼지는 것이 느껴졌다. 차은수의 손등에 손을 포개고 있던 주청경이 그 작용을 함께 인지했다.
그는 가차 없이 손에 힘을 가했다.
“……!”
타의에 의해 좆이 오가는 부위를 내리누르게 된 차은수가 입을 벙긋거렸다.
정액이 들어차 있고 그걸 마개처럼 막고 있는 남근만으로도 배 속이 가득한데……. 외부에서까지 압박해 버리자, 숨도 쉬어지지 않을 만큼 폭력적인 감각이 찾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