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얗고 텅 빈, 광활한 공간 속 소녀는 홀로 남겨졌다.
'....'
소녀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니, 그 어떠한 생각을 하기엔 소녀는 굉장히 지쳐보였다.
"...이렇게 우리 둘만 남게 되는구나, 경화야."
낯익은 목소리에 소녀는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얼굴에 태극기가 그려진 동그랗고 하얀 피부의 얼굴을 가진 남성이 루티아를 향해 작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 혼자 죽게 내버려 두지 그랬어?"
소녀의 말에 남성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넌 죽기엔 너무 젊어. 고작 스물넷 밖에 안됬잖아. 많은 걸 할 수 있는 나이이기에 나는 너를 놓칠 수 없었어."
"날 벼랑 끝으로 몰아붙인 게 누구였더라?"
"내가? 널? 넌 은혜를 어떻게 갚는지 모르는 모양이구나."
남성은 피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물론 세계를 구한 너에게 내가 당당하게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
소녀는 남성을 노려보았다.
"이제부터 너는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거야. 거기서 네가 맡은 임무를 다하면 돼. 우린 너를 막지 않을 거야. 너를 괴롭히는 것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테니까."
"날 여기로 끌고 온 이유는?"
"그야 당연히 널 살려내기 위한 것 아니겠어?"
"코피노 아이들을 버린 아버지인 주제에 네가?"
"내 앞에서 너는 여전히 말을 험하게 하는구나. 뭐, 말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남성은 헛기침을 했다.
"이제 너는 너만의 삶을 살도록 해. 아무도 너의 앞길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하지만 나도 너에게 그 어떠한 조치는 하지 않을 거야. 즉, ADHD는 여전히 한국 장애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 경계선 지능도 마찬가지. 하지만 현실로 돌아가면 너를 따뜻하게 맞이해줄 사람은 분명히 있을 거야. 그건 잊지 마. 알겠어?"
"..."
소녀는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잘 가, 윤경화. 즐거웠고, 다시는 보지말자."
- 부산대학교병원 병실 404호 -
경화는 눈을 떴다.
"..."
맙소사.... 열심히 달려온 댓가가 고작 이런 거라니... 신도 너무하시네...
경화는 고개를 돌려 병실 내부를 살펴보았다. 침대 옆에는 수액걸이, 그리고 수액걸이에 걸려져 있는 수액이 있었고 그 옆에는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작은 물병과 컵, 그리고 활과 저주스런 유물 '아스트라 카오스'가 놓여 있었고 저 멀리에서는 나무로 된, 창문이 달린 문이 있었다. 경화는 시선을 돌려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았다. 오후 4시 44분 44초.
앞으로 역사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그리고 현실은 얼마나 바뀌어져 있었을까? 경화는 영문도 모른 채 상체를 일으켰다. 다행히 아픈 곳은 없었다. 이참에 몸을 돌려 발을 땅에 닿고 침대에서 일어나 보았다.
'털썩'
"..."
아프다.... 매일 침대에서만 누워서 잠만 잤더니 결과가 이 꼴이다. 그 동안에 유체이탈이라도 된 건가....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
경화는 일단 있는 힘껏 일어나 침대 위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의사나 간호사가 오길 기다렸다.
"..."
대충 10분은 넘은 것 같은데.... 언제 올까-
"드르륵"
문이 열렸다. 나는 고개를 들어 사람을 보았다. 흰색 유니폼을 보아하니 간호사인 듯 했다.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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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of My IDEAs : Eternal Imagins of Broken Brain
Fanfiction망가진 뇌의 영원한 상상 Tada! Introducing my OCs and Stories that contain my delusion. Caution! : I use Naver Papago Translator or Google Translator! There may be a mistrans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