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Part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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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없는 거리에선 그 어떠한 시간도 흘러가지 않는다.

분노와 슬픔은 없지만 기쁨도 즐거움도 없다.

언제나 없는 거리의 시간은 언제나 멈춰 서있다.


내가 언메나 없는 거리에 들어서면

모든 시간은 멈추거나 거꾸로 흘러간다.

그리고 그 거리에는 오로지 

나만의 목소리, 멜로디, 감정, 그리고 시간으로 채워진다.


그것에 한껏 중독되면 나는 자유롭게 날아올랐다.

어렸을 적엔 더욱 그랬다.

그 누구에게도 제약을 받지 않는 이 순간만이

나를 자유롭게 만들었다.


그래서였을까, 초등학교 시절엔

타인이 지옥 그 자체였다.

나를 놀림의 대상으로 삼으며

나를 인형처럼 갖고 놀고 내다 버리는

인간 형태를 한 잔혹한 짐승들은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냥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사냥감이 시야에 들어오면

언제 기다렸다는 듯

나를 가지고 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난 그것을 9년 동안 비참하게 견뎌냈다.


내가 다녔던 학교의 교사는 전부

방관자였거나, 아주 작은 도움 밖에 주지 않았다.

그래서 늘 학교 밖을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학교를 탈출하면 

'학원'이라는 또 다른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단점만 바라보는 회색 인간은

오로지 나의 단점을 이용해 구박한다.

조금이라도 문제를 많이 맞춘다고 한들

그들은 전혀 칭찬해 주지 않았다.

오직 내가 귀찮다는 듯

냉정한 표정으로 채점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나를 이 지옥에 옮아묶었다

그리고 내 행복과 맞바꾼 성적은

나를 절망의 늪으로 빠뜨렸다.


그래서 그들에게 골칫덩어리이자 문제아인 나는

대학교 졸업하고 나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운동마저 하지 않았다.

오로지 내 시간을 즐기기에만 바빴다.

음악도 자주 듣고 동영상도 자주 시청했다.

좋아하는 텔레비전 여행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도 자주 시청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외로움'이라는 것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는 횟수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여행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었으며

심지어 엄마와 오빠가 출근하러 나가면

집이라는 텅빈 공간에 홀로 남겨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젠 SNS 친구도 얼마 남지 않고 그들마저 부재중이면

나는 온전히 혼자가 된다.

그리고 그 혼자가 되는 순간은 

'두려움'이라는 낯선 감정으로 나를 이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아, '함께'라는 것이 이토록 중요하구나"라며

절친, 존경했던 선생님, 내가 좋아하던 후배, 내가 좋아하던 동료처럼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없다는 현실에

내 두 눈은 슬픔으로 젖어버리고 만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느끼던 외로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눈 순간이었다.



어쩌면 나는 가장 행복하고도,

가장 고독한 여인이었을지도 모른다.

Book of My IDEAs : Eternal Imagins of Broken Brain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