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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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35분, 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 도착하니 알 수 없는 거대한 철골들이 세워져 있었다. 햇빛을 가려주었던 천막은 거둬져 있었고, 공사장 직원 몇 명이 철물구조를 세우고 있었다. 잠시 당황한 나는 얼른 철골들을 지나가 선별진료소 옆으로 가니 사람들이 몇 명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진료소 오픈 시간을 알려주었고 진료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전등을 켰다. 그리고 캐비닛에 가방을 넣고 방호복과 페이스 마스크를 꺼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워킹스루 부스 앞에 있던 의료 폐기물 박스와 작성된 역학조사서를 담을 플라스틱 상자, 그리고 손소독제와 라텍스 장갑 장사를 담아둔 작은 박스를 배치해놓았다. 그리고 워킹스루 부스의 전원을 켜고 다시 선별진료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 방호복을 입었다. 그리고 하얀 장갑과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환자의 분비물로부터 얼굴을 보호해줄 페이스 마스크(페이스 쉴드)를 머리에 착용했다.

그리고 다시 건물 밖으로 나오니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보건소의 간호인력들이 대거 선별진료소로 투입되어 책상과 의자 등을 설치하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 대쳐해야하는 지 몰라 벙쪄 있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고 내 할일을 찾으러 나섰다. 

오전 9시, 선별진료소가 문을 열었고, 4명의 접수원, 3명의 검사자, 2명의 보조원 등으로 팀이 나뉘어졌다. 나는 내 본래 역할인 보조원으로서 검사자를 도왔다. 햇볕이 그대로 내리쬐는 환경 속에서돟 아이스 조끼를 착용하고 있어 그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얼음은 삽시간만에 녹아 다시 새로운 조끼로 교체해야 했다.

"으허, 살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몰려 들었고, 검사는 끊임 없이 진행되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잠시 끊기는 동안 나는 뙤약볕 아래 의자에서 잠시 쉬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열사병으로 녹아 쓰러질 것만 같은데도, 내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나는 잠시 고개를 옆으로 돌려 사람들이 걷고 있는, 차가 다니는 거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 차도 넘어 진한 파판색 피부의 남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리고 나는 잠시나마,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

나는 한 동안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잔잔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로는 오지 않았다.

"...."

그리고 나소 마음속으로 웃었다.

"외국인 근로자 한 명 검사실로 갑니다!"

선배 간호사의 외침에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제빨리 워킹스루 부스 옆에 서서 사람을 기다렸다.







그렇게 점심 시간이 되어서야 나는 드디어 페이스 쉴드, 장갑, 방호복을 벗었다. 그리고 다시 거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미 그 자리에 있었던 그는 없었다.

'잠깐 나 보러 왔었구나. 그래, 그럴 줄 알았어.'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보건소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점심 식사 메뉴는 냉면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쉬는 시간 동안 동료 직원들과 잠시 잡담을 나눴다.

보건소의 선별진료소 시스템 문제, 그리고 보건소 자체 시스템의 문제 등등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다른 직원이 와서 자기 각자 사는 이야기로 주제를 바꾸었다. 그리고 다시 1시가 되자 다시 선별진료소로 돌아가 방호복을 입고 각자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신규 확진자는 다시 1,700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델타 변이까지 퍼졌다.



언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계약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만이라도 무사했으면 좋겠다.

Book of My IDEAs : Eternal Imagins of Broken Brain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