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자는 이런 엔딩이 싫습니다!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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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백이강이 아무리 불면증을 앓고 있다곤 하나, 정말 이렇게까지 한숨도 못 잘 줄은 몰랐다.

말이 불면증이지, 그저 남들보다 잠을 덜 자는 줄로만 알았는데…… 애석하게도 백이강은 정말 아예 못 자고 있었다.

마치 꿈꾸는 법을 완전히 잊어버리기라도 한 사람처럼.

그런 사람을 상대로 걱정한 적 없다고 빡빡 우기는 것보다 유치한 일은 없겠지…….

“……뭐, 좋을 대로 생각해. 그리고 켄은 기절했어.”

“그렇군.”

불행인지 다행인지, 백이강의 반응은 그걸로 끝이었다.

진득하게 들러붙던 그의 시선이 떨어지자 어쩐지 묵은 피로가 뒤늦게 몰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책상 가까이에 있는 소파에 대충 걸터앉은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일에 열중인 백이강을 가만히 구경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은 창밖은 고요했고, 까만 하늘에는 새하얀 별들이 가득 박혀 푸르게 반짝이고 있었다.

더불어 창문 바로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황실 정원에는 황궁 곳곳의 연한 불빛들이 은은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꼭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처럼 평화롭기 그지없는 순간이었다.

각종 시끄러운 사건이 잇따라 터져대는 원작이 시작된다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귀한 시간이기도 했다.

잔잔한 적막 속에 가만히 백이강을 지켜보던 나는 턱을 팔에 괸 채 다시금 입을 열었다.

“왜 기절했는지 안 물어봐?”

“배신자의 안위 따위 알 바 아니다.”

“에이, 그래도 네 호위 기사잖아.”

“호위는 이미 다른 이로 교체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무심한 대답을 던지는 백이강의 안색이 점차 나빠지는 것만 같았다.

역시 잠을 오랜 시간 못 잔 게 원흉일 터였다.

잠을 자고 싶어도 자지 못하는 괴로움은, 겪어보지 않은 이라면 절대 공감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때 야근한답시고 강제로 새벽을 지새웠던 나날을 생각하면 미약하게나마 백이강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못내 안쓰러운 마음에 몸을 일으킨 나는 슬그머니 백이강의 뒤로 다가섰다.

아침부터 밤까지 내내 일만 한 걸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잠시나마 쉬는 시간을 갖게 할 셈이었다.

그보다, 이렇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백이강의 새하얀 머리카락이 꼭 목화솜처럼 폭신해 보였다.

“……청도운, 대체 이게 뭐 하는 짓…….”

“와, 이강아. 네 머리 엄청 부드럽다. 이 세계에도 트리트먼트가 있나?”

“또 이상한 단어를 쓰는군. 정신 사나우니 떨어져.”

이리저리 머리를 만지고 쓰다듬는 내 집요한 괴롭힘에도 백이강은 꿋꿋이 일에 집중했다.

계속해서 귀찮게 굴면 일을 못 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내 기대와는 다르게 책상 위의 서류가 펄럭이는 소리는 끊기지 않고 집무실을 한가득 채워냈다.

“아, 그러고 보니 켄이 내가 마법사라는 걸 남에게 들키지 말라고 하던데.”

여전히 백이강의 머리카락에서 손을 떼지 않은 나는 그가 듣든 말든 멋대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니시아 대륙에서 마법사는 귀하잖아? 오히려 주변에 알리고 나면 다들 날 귀하게 보지 않겠어?”

“꿈도 크군. 너는 정식 마법사가 아니니 그런 시선은 받을 수 없어.”

“……정식 마법사?”

“이곳에선 마법사 인증을 받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해.”

“흐음, 인증이라…….”

원작에서는 마법사의 존재가 귀하기 때문에 제국뿐만 아니라 대륙 곳곳에서 인재를 키우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는 대목만이 있을 뿐이었다.

인증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는데 별게 다 있네. 마법을 쓸 줄 안다면 그냥 그게 마법사 아닌가.

“그럼 나도 인증받을래.”

অধিকাৰীয়ে এনেধৰণৰ অন্ত ঘৃণা কৰে!Nơi câu chuyện tồn tại. Hãy khám phá bây gi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