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자는 이런 엔딩이 싫습니다! 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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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결계를 친 이가 세드릭이 아닐지언정, 그라면 결계를 해제하는 것도 금방 해낼 수 있을 터였다.

피엘은 우선 세드릭을 불러와서 황태자궁의 결계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물을 생각이었다.

설사 모른다고 하여도 마법부의 수장으로 오래 지내온 그라면 분명 그럴듯한 조언을 들을 수도 있으니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

“갑자기 결계가 해제된다면 형님의 당황한 얼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생각만 해도 입가가 실룩이는 즐거운 일이었다.

즐거운 상상에 웃음짓는 것도 잠시, 벌써 돌아온 듯한 아랫것의 기척이 느껴졌다.

일이 수월하게 돌아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 피엘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그런데…….

“빨리 온 것치고는 옆이 비었군.”

무슨 이유에서인지 심복은 혼자였다. 분명 세드릭을 불러오라고 했을 텐데?

“저하, 그것이…… 세드릭 님이 마법부 수장직에서 물러나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워낙 조용히 처리된 일이라 이 사실을 아는 이가 몇 없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헛소리지? 난데없이 퇴직이라니. 진위는 확인했나?”

지독히 뜻밖이고, 또 불행한 소식이었다.

세드릭이 누구던가! 무려 50년 넘게 황실에 일생을 갖다 바친 대단한 원로였다.

더불어 마법부의 수장으로서 가진 지혜와 지식이 엄청난 만큼 많은 이에게 존경받는 자였다.

그런 사람이 아무도 모를 만큼 은밀하게 퇴직한다는 건 정말이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마법부 관계자에게 직접 들은 일이니 아무래도 사실인 듯합니다. 그러나 이유는 모른다고 합니다. 그저 본인의 의사라고만…….”

조심스럽게 이어지는 심복의 말에 피엘의 입술 새로 깊은숨이 터져 나왔다.

세드릭의 부재라니, 이건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었다.

물론 평소에도 세드릭은 나이를 내세우며 이만 쉬고 싶다는 농담을 종종 하는 편이긴 했다.

하지만 보통은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정말로 그만두는 일은 거의 없지 않은가!

“언제부터지?”

“보름 전, 마법부 회의가 열린 날입니다.”

보고가 이어질수록 피엘의 탄식도 깊어져만 갔다. 손으로 거칠게 머리칼을 넘긴 피엘은 날카로운 눈으로 혀를 찼다.

“쯧, 쓸데없이 오래됐군. 그럼 세드릭의 자리는 누가 대신하고 있지?”

“블루 님께서 대신하고 계십니다.”

가만히 보고를 듣던 피엘은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곧이어 무언가 떠오른 듯, 서서히 인상을 찌푸린 피엘이 천천히 턱을 매만졌다.

“……잠깐, 마법부 회의가 열린 날이라면.”

내가 청도운을 감시하라고 새를 보낸 날이잖아?

그러니까, 청도운이 처음으로 마법부 회의에 참석했던 바로 그날이었다. 뒤늦게나마 다시 돌이켜 보니 여기엔 수상한 허점이 있었다.

“마법부 회의에 신입이 참석할 수 있던가?”

“마법부 내규상, 1년 뒤부터 가능합니다.”

단순한 참관도 아니고 무려 ‘참석’이었다. 막 들어온 햇병아리 신입 주제에 감히 어떻게 회의에 말을 얹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당시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그럼 청도운은 어떻게 참석할 수 있었던 거지?”

“제가 알기로는, 수장의 권력이 개입한다면 예외를 둘 수 있습니다.”

들려오는 심복의 말에 피엘의 얼굴이 조금 더 일그러졌다.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마는, 세드릭과 청도운은 일면식도 없을 텐데?

만난 적도 없는 세드릭이 다짜고짜 청도운을 불렀다는 건가?

……왜?

“다른 방법은 없나?”

অধিকাৰীয়ে এনেধৰণৰ অন্ত ঘৃণা কৰে!Nơi câu chuyện tồn tại. Hãy khám phá bây gi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