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자는 이런 엔딩이 싫습니다! 7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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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나는 눈을 뜨자마자 곧장 마법부로 향했다. 호위로는 안나가 아닌 아셀이 오랜만에 내 뒤를 따랐다.

“도운 님, 오셨군요! 수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젠 익숙한 얼굴인 담당자가 말갛게 웃으며 나를 수장실로 안내했다.

“죄송하지만 경께서는 바깥에서 대기해 주세요.”

별안간 담당자가 나를 따르던 아셀을 막아섰다. 마법부에서 앞을 가로막힌 게 처음이 아니어서인지, 아셀은 군소리 없이 순순히 뒤로 물러섰다.

수장실에 들어서자 중후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윽고 중앙에 앉아 있던 사람이 나를 보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니까… 지금, 저 할아버지가 세드릭이라는 거지?

애석하게도 세드릭은 원작에서 비중이 그리 크지 않던 조연이다 보니 다른 등장인물에 비해 몇 배로 어색하고 낯설었다.

그렇다 보니 아는 바도 거의 없었다.

사실 백이강이 세드릭에 대해 말할 때 너무 스스럼없길래 어느 정도는 젊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내 마주한 세드릭은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었다. 세월이 담긴 주름살이 퍽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수장님을 뵙습니다. 저를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세드릭이 날 부른 건 마법부 정기 회의가 있던 날이니 지금으로부터 한참 전지만… 어쨌든.

나이가 지극해 보이는 사람을 앞에 두고 있자니 고개와 손이 절로 공손해졌다. 간단히 인사를 하며 들어서자 세드릭은 금세 중앙으로 다가와 내게 앉을 것을 권했다.

“이리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해드렸습니다.”

세드릭은 나를 초대해 놓고 공석이었던 지난날을 언급하며 미안한 낯을 띠었다. 따지고 보면 백이강이 내쫓은 건데, 세드릭이 책임을 느낄 이유는 없지.

“아니에요. 백이강이 멋대로 그런 거니까요.”

“…예?”

순간 세드릭이 얼빠진 얼굴로 반문했다. 뭐가 문제인지 몰랐던 나는 뒤늦게 내가 백이강의 호칭을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밖에서는 조심해야 하는데, 이미 입에 붙어버린 탓에 영 쉽지 않았다. 속으로 한숨을 삼킨 나는 머쓱하게 웃으며 작게 신음했다.

“아, 그게….”

“전하께서 청도운 님께 아명을 허락하신 모양입니다.”

뭐가 됐든 변명하려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세드릭이 못내 감동한 얼굴로 나를 직시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짙은 녹빛 눈이 반짝이고, 차분하던 표정은 상기된 것을 보아 무언가에 감격한 듯 보였다.

“네? 음, 네. 그렇긴 한데….”

말이 끊긴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더듬더듬 대답했다. 그러자 세드릭의 작은 입꼬리가 유쾌하게 휘었다.

“하하, 드디어 전하께서……. 쿨쩍.”

…설마 지금 우는 건가? 뭔가 울먹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실례했습니다. 다만, 제가 아닌 다른 이들 앞에서는 호칭을 주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잠시간 감명받은 것의 여운을 털어내는 듯하던 세드릭은 금세 표정을 갈무리하고는 내게 따뜻한 어투로 조언했다.

그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세드릭이 본론을 입에 담았다.

“이리 뵙고자 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청도운 님께 사과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전 마법부 정기 회의에 초대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지요.”

“네? 사과요…?”

세드릭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나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그도 그럴 게 나와 세드릭은 초면이다. 그런데 사과할 게 뭐가 있지?

“기억에 없으실지 모르겠으나, 저희는 구면입니다.”

내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자 세드릭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찬찬히 고개를 주억이며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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