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자는 이런 엔딩이 싫습니다! 1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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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대로 둬도 괜찮을까?”

쓰러진 피엘이 뒤늦게 걱정됐다. 그가 아직 악마에게 몸을 전부 내준 게 아니라서 상처가 깊다면 문제가 될지도 몰랐다.

그 백이강이 무려 동생을 살리겠다고 심혈을 기울여 공격했는데, 여기서 죽어버리면 퍽 곤란한 일이었다.

“숙주의 몸이 상하면 그 몸에 깃든 악마에게도 똑같은 타격이 간다. 게다가 마검으로 찔렀으니 충격이 크겠지. 죽기 싫다면 알아서 보호했을 거다.”

아. 그러고 보니 저 칼…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싶더니 풀문이었네?

비록 성검만큼은 아니겠지만, 마검도 인간들이 쓰는 칼에 비하면 확실히 타격이 크긴 할 거다.

“그래도 신호는 주지. 나는 네가 진짜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너나 조심해라. 힘도 없는 게.”

근데 이게 걱정을 해줘도 시비를 거네?

그리고 힘이 없는 게 아니라, 내가 딱! 어? 멋있게 악마를 물리치려고 했는데 네가 선수를 친 거라니까?

왁왁대며 반박하고 드는 나를 가볍게 무시한 백이강은 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안나와 아셀에게 뿌렸다.

“뭐야?”

“황녀가 준 찻가루. 마비 독을 지우는 데 효과가 있다는군.”

“응? 근데 이건 마비 독이 아니잖아?”

“마비 독 맞아. 피엘이 뿌린 건 아킬라 가루가 아냐.”

헐. 나는 당연히 아킬라인 줄 알았는데.

하긴, 독의 종류가 워낙 많아야지. 강화한 아킬라는 귀한 것일 테니 마음껏 쓸 수는 없었으려나?

그나마 다행인 점이었다. 만약 뿌려진 게 아킬라 가루였다면 쓰러진 이들은 지금쯤 다 죽고도 남았을 테니 말이다.

곧이어 아셀과 안나가 끔뻑끔뻑 눈을 떴다.

“저, 전하…! 괜찮으십니까?”

“도운 님! 피가!”

아셀과 안나는 그들 앞에 선 나와 백이강을 보더니 기겁하며 입을 벌렸다.

“아, 이건 내 피 아냐. 그보다 일어날 수 있겠어?”

“예, 감사합니다.”

안나와 아셀이 정신을 차린 것을 확인한 백이강은 쓰러진 이들에게 찻가루 뿌리던 것을 멈추고 남은 것을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정리해라. 2황자는 지하 감옥에 가두고.”

“존명.”

두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며 쓰러진 이들을 깨우는 동안, 백이강은 내 손을 잡고 바깥으로 나섰다. 복도에도 많은 기사가 의식을 잃고 이리저리 쓰러져 있었다.

“지금 나가게? 아직 본궁에 독이 남아 있을 텐데.”

“미리 말해뒀으니 괜찮을 거다. 이럴 때 마법부의 쓸모를 증명해야지.”

“…아, 마법부.”

내 염려에 백이강은 상관없다는 얼굴로 간단히 답했다. 그에, 한때 레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도 슬슬 전하의 노동 착취가 마법부에서 일 순위로 이루어진다는 걸 알아야 해.’

그래, 그 말이 철저히 사실이었구나….

“셋이 알아서 독을 제거하고 있을 거다.”

그가 말하는 셋은 세드릭과 블루, 레지일 거다.

안 그래도 인력 부족으로 우는소리를 하는 자들에게 본궁 전체의 정리를 맡기다니…. 늘 그렇지만, 백이강도 참 악독하기 그지없다.

“그 넓은 곳을 고작 셋이서 가능할까?”

“…마탑에 지원 요청을 했다. 그러니 다른 이들은 걱정할 거 없어.”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백이강의 입에서 나왔다. 마탑이라니. 백이강이 마탑에 대한 언급을 꺼린다는 걸 아는 나로서는 상당히 의아한 일이었다.

그런데 왜지? 이제 보니 그 이유를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네?

“있잖아. 마탑 왜 싫어하는지 물어봐도 돼?”

“….”

예상대로 백이강은 답이 없었다. 굳게 닫힌 그의 입은 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অধিকাৰীয়ে এনেধৰণৰ অন্ত ঘৃণা কৰে!Dove le storie prendono vita. Scoprilo o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