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 시비의 정신 상태가 정말 로 궁금했다.
저 에는 내가 자신을 도와줄 거라 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시선을 내려 그 애가 가져온 화로를 바라보았다.
생각 같아서는 발로 걷어차 잎이 버리고 싶은데, 화로니 어쩔 수 없 지. 물그릇이면 했을 텐데.
나는 그 화로를 엎는 대신 탁자에 놓여 있던 물병을 집이 들었다.
말이 좋아 물병이지, 어릴 적 박물 관에서 본 것 같이 생겼다.
실제로 이게 내 세계에서는 유물이 겠지.
그것을 들고 시비의 앞에 선 나는 그 아이가 가져온 화로 위에 그대로 손을 기울였다.
지이익-!
살이 익는 것 같은 소리가 나며 물이 부어진 화로에서 연기가 피어 올랐다.
나는 시비가 1- 0曰르正1- 기 으 무료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화로는 됐어. 식지 않게 숯이나 계속 가져와서 재위.” “아가씨!”
“다시 말하지만, 난 아가씨가 아니
아. 황제 폐하의 후궁이지. 호칭을 가르쳐 주어야 하니?”
내 말에 시비가 입술을 국 깨물었
다.
이글거리는 눈으로 나를 보던 시비 가 쿵쿵대며 방을 나섰다.
나는 내 궁녀 중 하나가 조용히 주먹을 쥐는 것을 보고 그녀의 이름 을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애가 돌아오면 그 숯은 이 화 로에 두고 다른 화로를 가져오라고 하렴. 그리고 그것을 너희의 처소에 가져다 두라고 해라.” 나는 서연에게 조용히 일렀다.
그러자 그녀의 온화한 눈이 곧바로 지켜 올라7갔다.
“안 됩니다, 마마. 그것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해. 자네, 이마 에 땀방울이 맺혔잖아.”
“소인은 괜찮습니다. 마마께오서 고뿔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음. 나는 그 말에 조금 주저했다. 이미 감기는 걸린 것 같은데.
필사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이 조금 애처로웠다.
“바깥의 공기와 온도 차이가 심하 면 더 좋지 않아. 그리고 이 정도로 도 충분히 따뜻하네.”
하지만 여전히 서연은 요지부동이 었다.
슬쩍 눈치를 보던 나는 자그맣게 덧붙였다.
•••따뜻하게 입고 이불도 잘 덮 겠네.”
내 말에 엄한 正巨 하던 서연이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약도 잘 드시고, 따뜻한 자도 드 서아 합니다.”
“알겠어.” 협상에 성공한 나는 어제 비몽사몽 간에 먹었던 약을 다시 한 번 먹고 는 쓴맛에 입을 쩝쩝거렸다.
그러자 단번에 내 앞에 설탕을 묻 혀 굳힌 작은 과일이 내밀어졌다.
나는 그것을 냉큼 받아 물며 방 안에만 있는 것도 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궁녀들도 친절해졌고, 이렇게 간식 도 주고.
전자 기기가 없는 건 아쉽지만 어 자피 나가 봤자 함께 놀 친구도 없 는데, 뭐.
무료하시죠, 마마?” 얼마 지나지 않아 나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희사가 발 랄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 것이
다.
“그래. 그렇구나.”
나는 픽 웃으며 대답했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지만 희사가 떠 드는 것은 신기하게도 거슬리지 않 았다.
목소리 톤이 밝아서 그런가, 동화 책을 읽는 느낌이 났다.
귀염상의 희사는 재잘재잘 떠들면 광대가 볼록 올라7갔다.
그게 꼭 내 어린 사촌 동생 같았
다.
“역시 그러실 줄 알았어요! 그럼 제가 얼른 선물 가져올게요!”
이?
나는 웃는 일굴 그대로 굳었다.
누군가 내 얼굴을 보았다면 툭 건 드리면 석고처럼 와르르 부서질 것 같은 낮이라고 할 만큼.
“자, 잠깐만.”
“금방 다녀올게요! 전유! 같이 가
자!" 아니야. 필요 없어.
뒤늦게 팔을 뻗었으나 너무 늦은 재였다.
내가 팔을 뻗은 채 황망한 얼굴을 하고 있자 서연이 흘끔 내 눈치를 보았다.
•••재미있는 이야기라면 소인도 두엇 아옵니다.”
그녀는 내가 희사가 해 줄 이야기 를 듣지 못해 1- 근 뻗은 줄 아는 모양이다.
아나. 필요 없어•••
나는 내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상 자들을 황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희사는 제각각의 크기의 상자에 무 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다른 사람들까지 동원해서 상자를 옮겼다.
그 덕에 내 방에는 가구들과 상자 가 퍼즐을 끼워 맞추듯 가득 자 있 었다.
“아직 절반 남았어요!” 희사가 해맑게 외지는 말에 나는 멍해졌다.
이게 아직도 절반이 남은 거라고?
나를 선물에 파묻어 죽이고 싶었던 건가.
“자, 마마. 여기요!” 又十뜨 1-己드뜨1- 그녀가 내 손에 자그마 한 열쇠를 쥐여 주었다.
내 손에도 꼭 맞을 만한 매끈한 유리 열쇠였다.
넣고 돌리면 뚝 부러지지 않나? “금강석으로 만든 열쇠예요!” 그 말에 나는 들고 있던 열쇠를
내던질 뻔했다.
어느 미친놈이 열쇠를 다이아몬드 로 만들지?
애조에 다이아몬드란 빛을 여러 군 데에 반사하게 만들어 최대한 아름 답게 빛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나? 내가 모서리라고는 끝부분의 자물 쇠와 맞물리는 부분밖에 없는 열쇠 를 심각하게 보고 있을 때, 희사가 내 앞으로 상자 하나를 들이밀었다.
반짝거리는 희사의 얼굴이 어서 상 자를 열이 보라고 종용하고 있었다.
다른 궁녀들도 얌전히 있는 척을 하며 내가 있는 쪽을 흘끔거렸다.
여기서 안 열면 안 되는 거지.
나는 열쇠를 꾹 움켜쥐고 작게 기 도했다. 제발 이상한 것만 나오지
마.
자물쇠에 열쇠를 넣고 돌리자 매끄 럽게 돌아가며 달각, 하고 소리가 났다.
내 옆에 서 있던 궁녀, 전유가 상 자를 열어 주었다.
감탄은 내 앞에 있던 희사에게서 튀어나왔다. 상자에 들어 있었던 것은 앙증맞은 신발이었다.
연분홍빛 비단에 패랭이꽃이 수놓 아져 있는 비단 신은 예뻤다.
너무 작아 혹시 전족 신발인가 싶 었지만 그저 내 발 사이즈에 맞춘 신발이었다.
새삼스럽게 허탈해졌다. 내 발이 이렇게나 작다니.
“련오 지방의 비단이군요. 황제 폐 하께만 진상되는 건데••• 서연이 신발을 조심스럽게 매만지 며 중얼거렸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라 신 발에서 손을 뗐다.
“내가 신어도 되는가?”
“하사하신 것이니 당연하지요. 폐 하께서 마마를 아끼시나 보군요.” 나는 서연의 웃음기 어린 목소리에 함께 웃을 수가 없었다.
황제가 기어이 내게 시선을 주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보았던 그녀가 꿈이 아니 있던 것이다.
“마마, 어서 신어 보셔요!”
“나중에•••••• 아껴 가며 신겠네. 폐 하께서 주신 것을 어찌 함부로 다루
겠어.” 나는 희사의 말에 애써 웃으며 대 답했다.
그건 가람의 선물과 함께 예쁜 쓰 레기가 될 예정이었다.
신발을 한쪽으로 스윽 치운 나는 다른 상자들을 열이 나갔다.
결과적으로 나는 그날 방에 자 있 던 선물을 모두 열었고, 화려한 비 단과 옥과 진주와 금으로 이루어진 그 모든 것들에 질리고 말았다.
상자 안에 도x에몽 주머니라도 넣 어 두었는지 안에는 없는 것이 없었 다.
옷, 인형,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책, 장신구, 보석들이 가득했다.
무엇 하나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는 게 없었다.
나무로 만든 장난감은 좀 수수해서 집어 들면 황제의 침실을 짓는 데에 만 사용하는 성목이라고 하고, 가장 작은 옥이 박힌 유리 장신구를 집어 드니 그 유리가 다이아몬드라고 했 다.
결국 내가 그중에서 건진 것은 흔 들의자 하나였다.
“정말 신기하네요. 의자가 고정되 어 있지 않다니••
“본래 서역에는 기이한 것들이 많 지 않느냐. 마마께서 마음에 드신다 니 다행이지.”
나는 궁녀들의 속닥임을 들으며 혼 들의자에 몸을 기댔다.
몸이 뒤로 크게 젖혔다가 돌아왔 다.
어른의 것보다 조금 작은 흔들의자 는 예상외로 재미있었다.
서라국에서 서양의 물건은 심심치 않게 보였다.
서역과 이미 교류를 텄기 때문이었 다.
물론 그래도 그 물건들이 흔한 것 은 전혀 아니라서, 질이 좋은 물건 亡을 구할 수 있는 정도는 권세 높 은 귀족이나 황족 정도였다.
흔들의자는 이 나라에 있는 건 아 니니 비싼 재료로 만들지는 않았卍겠
한참을 흔들리다 눈을 뜨니 원숭이 인형과 눈이 마주쳤다.
귀한 솜을 잔뜩 넣어 만들었으니 값비쌀 것이 분명하지만, 반짝이는 눈을 보고 있자니 영 거북했다.
하필이면 황제의 선물이라 내다 비 릴 수도 없어 나는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휘황찬란한 선물들이 모두 전시된 내 방이 보였다.
나는 절로 나오려는 한숨을 삼켰 다.
원래 아프면 이렇게나 선물을 보내 는 것이 관례인가?
“다른 분들께서 보내신 선물도 있 는가?”
“아, 예. 마마. 모든 후궁 마마께서 마마의 쾌자를 기원하며 선물을 보 내셨습니다.”
그럼 원래 선물을 보내는 건 맞는 데•••••• 이렇게나 대용량으로 보내지 는 않는다는 거지.
나는 희사가 예쁘다며 기어이 내 머리에 꽂아 둔 옆꽂이를 불편한 손 길로 매만졌다.
황제는 그렇다 쳐도, 미리내는 왜 지?
“마마. 식사하실 시간입니다.” 내 생각을 서연의 조용한 목소리가 끊었다.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흔들 의자에 파묻혀 있던 고개를 들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궁녀들이 모두 웃음을 꾹 참는 얼굴로 시선을 돌렸 다.
그 행동에 이유를 고민하던 나는 이내 깨달았다.
방금 상당히••• •• 품위 없이 늘어져 있었던 것 같다.
흔들의자에 빠져서 몸이 흘러내리 는 것도 모르다니.
나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무시 하며 의자에서 일어나 식탁에 앉았
다.
괜찮아. 어린아이니 귀엽게라도 보 였겠지.
징그러운 성인인 나는 이번만 내 겉껍질에 숨기로 했다.